찬바람 불어야 제맛…겨울 생선 대구가 돌아왔다
(거제=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찬바람이 불면서 겨울 생선의 대명사격인 대구(大口)가 남해안으로 돌아왔다.
경남 창원시, 거제시로 둘러싸인 진해만에는 12월에 접어들면서 대구 잡이가 본격화됐다.
6일 오전 대구 집산지인 거제시 장목면 거제수협 외포공판장에는 갓 잡혀 살아 움직일 정도로 싱싱한 대구 백여마리가 경매에 올랐다.
길이 40∼50㎝짜리 대구 1마리가 평균 4만4천원 가량에 팔렸다.
큰 대구는 나무상자 하나를 꽉 채울 정도로 컸다.
찬물을 좋아하는 대구는 회귀성 어종이다.
러시아 캄차카 반도 등 북태평양쪽에 살다 겨울이면 알을 낳으러 진해만으로 내려온다.
매년 11월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진해만 일대에는 대구 어장이 형성된다.
지난해 11월∼올해 3월 시즌에는 거제도 연안에서만 15만마리의 대구가 잡혀 겨울 한철 어민들 주머니를 두둑하게 했다.
대구는 보통 호망이나 자망으로 불리는 그물로 잡는다.
김용호 거제대구호망협회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진해만을 중심으로 거제 앞바다에서 대구가 잡히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어선 1척이 하루에 20∼30마리 가량 잡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금은 대구 어획 초기라 40∼50㎝ 정도가 잡히지만 날씨가 더 추워지면 70㎝ 짜리 대구도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린내가 거의 없는 대구는 탕으로 끓여 먹거나 회는 물론 떡국에도 넣는다. 바닷바람에 말려 포(脯)로 먹기도 한다.
알과 내장으로는 젓갈을 담아 먹는 등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대구잡이가 시작되면서 거제시는 오는 16·17일 외포항에서 수산물 축제를 연다.
축제장을 찾으면 갓 잡은 대구를 저렴하게 살 수 있고 대구탕, 대구알젖, 대구회, 마른대구, 대구찜 등 다양한 대구요리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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