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보냈더니…아동 학대사건에 불안한 베트남 부모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베트남에서도 어린이집의 아동 학대사건으로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베트남 남부도시 호찌민의 한 어린이집에서 원장과 직원들이 원생들을 때리는 모습이 찍힌 영상이 공개되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 현지 일간 뚜오이쩨 등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에서 2∼5세의 아이들이 예절 교육과 식사, 놀이 시간 등에 수시로 구타를 당했다.
원장과 직원들이 아이들의 얼굴, 머리 등을 손이나 플라스틱 통 등으로 때리거나 발로 찼으며 음식을 제대로 먹으라며 큰 칼로 위협하는 일도 있었다. 원장은 직원들에게 "아이들이 시끄럽게 굴면 입을 닫을 때까지 때리라"고 지시했다.
이 영상이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며 아이들 학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쩐 다이 꽝 국가주석은 관계기관에 신속한 대응을 지시했다.
현지 언론은 올해 초에도 한 사설 유아원의 교사 2명이 아이들을 구타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해임된 적이 있다며 어린이집의 학대사건이 드문 일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하노이 교육심리학협회의 응우옌 뚱 럼 회장은 "정부의 감독이 부족한 가운데 많은 사설 시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부적격 교사를 고용하면서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온라인매체 VN익스프레스에 말했다.
예컨대 유치원 교사의 경우 3만2천 명 이상이 부족한 가운데 1∼5년 차 교사의 월급이 250만∼800만 동(12만∼38만 원)에 불과해 우수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베트남 정부가 보육시설 개선, 교사 급여 인상 등의 대책을 검토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보육시설에 대한 감독 강화를 주문했다.
3살짜리 아이를 둔 한 여성은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낼 일이 걱정"이라며 "당국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지만 아동 학대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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