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남았는데…민주당 충북지사 공천 경쟁 '후끈'
오제세 "이시종 3선 불가" 선제 공세…이 지사, 정중동 외연 확대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잠잠하던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후보 공천 경쟁이 갑자기 후끈 달아 올랐다.
이시종 지사가 조용히 외연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당내 공천 경쟁에 뛰어든 오제세(청주 서원) 의원이 '3선(選) 불가론'을 내세우며 이 지사에게 직격탄을 날리며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다.
이 지사는 여전히 3선 도전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월 노영민 주중대사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장섭(54) 청와대 산업정책 선임행정관을 정무부지사로 영입한 것을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그가 3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받아인다.
한때 '명예로운 퇴진'도 염두에 뒀던 이 지사 측근들도 이 부지사 임명을 계기로 사실상 지방선거 채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청주 흥덕에서 3선(選) 국회의원을 지냈고, 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충북 민주당의 간판 노 주중대사의 핵심 브레인이 이 부지사다.
지난해 총선 때 노 대사가 불출마함에 따라 국회의장 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대선에서 노 대사를 도와 문 대통령 캠프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하다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 지사가 이 부지사를 발탁하자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 노 대사 조직의 지원을 받으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졌다.
충북도는 또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 가급(2급 상당) 전문임기제 공무원 1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외부에서 영입할 이 전문임기제 공무원은 시민사회단체 등과 소통을 강화하는 정무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지방선거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자리에 시민단체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부지사 영입을 통해 민주당 조직과 화학적 결합을 꾀한 이 지사가 시민사회단체까지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가 물밑에서 차분히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데 반해 경선 도전에 나선 오 의원은 온화한 이미지와는 달리 최근 이 지사를 겨냥한 발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며 결기를 보이고 있다.
오 의원은 이 지사의 '아킬레스건'으로 받아들여질 법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
오 의원은 지난 4일 서울에서 충북지역 국회출입기자들과 만나 "이 지사에게만 맡기는 자리가 아니지 않으냐. 이제 후배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며 사실상 이 지사의 불출마를 요구했다.
이 지사가 추진한 '주력 사업'에 대해서도 견제구를 던졌다.
그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세계 무예마스터십 같은 무술축제에 매달리느냐"며 "생명과 태양의 땅을 외치지만 실제 태양광과 바이오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지사가 재임 기간 대표적 치적으로 삼는 무예마스터십과 도의 핵심 슬로건인 '생명과 태양의 땅'을 사실상 부정한 것이다.
이날 오 의원 발언만 놓고 보면 마치 자유한국당이 이 지사를 공격하는 수준에 버금간다.
이를두고 지역정가에서는 오 의원이 지사 공천과 관련, 이 지사와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선전포고'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오 의원 발언과 관련, 이 지사 측에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아 확전 양상을 보이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도를 넘은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이 지사를 겨냥한 오 의원 공세의 날이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 분명하고, 이럴 경우 이 지사측도 무작정 외면만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양측 대결이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자칫 경쟁이 과열되면 누가 후보가 되든 심한 내상을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오히려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아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도 있다.
자유한국당이 마땅한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경쟁 구도가 꼭 나쁜 건 아니라는 얘기다.
지역 정가 "조용히 외연을 확대하는 이 지사에 맞서 오 의원이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민주당 경선 레이스가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며 "한국당에서 후보조차 거론되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당 공천 경쟁이 유례없이 뜨거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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