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잇단 체포 속 베네수엘라 유엔대사 사임

입력 2017-12-06 05:47
측근 잇단 체포 속 베네수엘라 유엔대사 사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석유업계의 거물인 라파엘 라미레스 주 유엔 베네수엘라 대사가 사임했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미레스 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대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라미레스는 세계 최대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계의 대부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그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국영 석유 기업 PDVSA 사장과 에너지 장관 등을 역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차베스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라미레스를 주 유엔 베네수엘라 대사로 파견했다.

이번 사임은 내년에 재선 도전에 나설 것이 유력시되는 마두로 대통령이 여권 내 잠재적 대권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추진 중인 파워게임에 따른 결과물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 에우로히오 델 피노 전 석유장관과 넬슨 마르티네스 PDVSA 사장 등 라미레스의 측근들과 친척들이 석유 산업 부문에 대한 부패 척결을 내세운 사정 당국에 의해 잇따라 체포됐다. 라미레스도 체포설이 나도는 가운데 미국을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미레스 경질설은 지난주부터 뉴욕 외교가 안팎에서 나돌았다. 마두로 대통령이 차기 대권 야망을 품은 것으로 여겨지는 라미레스에게 사임과 함께 소환 명령을 내렸다는 소문이 적잖았다.

라미레스의 사임은 마두로 대통령이 내년 대선 출마를 앞두고 권력을 다지면서 고 우고 차베스 집권 시절 공고했던 좌파 사회주의당의 내분이 점차 심화하고 있는 징후라고 로이터 통신은 진단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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