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뼈아픈 실수…본회의 참석해 법인세법 반대했으면 부결

입력 2017-12-06 00:08
한국당 뼈아픈 실수…본회의 참석해 법인세법 반대했으면 부결

법인세법 합의한 국민의당 대거 표 이탈…김동철 원내대표도 반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초고소득 증세 내용을 담은 법인세법 개정안이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의 전략적 판단 착오가 또다시 드러났다.

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들이 모두 표결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졌더라면 법인세법 개정안을 부결시킬 수도 있었던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날 법인세법 표결에는 재적의원 298명 중 한국당을 제외한 177명만 참여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100여명이 의총에 참석했지만, 본회의장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의총 직후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60여명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국회의장석을 둘러싸고 항의했을 뿐이다.



그러나 법인세법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은 133명밖에 되지 않았다. 반대가 33표나 됐고 기권도 11표 나왔다.

예산부수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과반의 찬성으로 통과된다.

한국당 의원 약 100명이 모두 표결에 참여했더라면 출석의원이 277명이 되고, 과반인 139명이 찬성해야 통과된다는 계산이 나오는 만큼 한국당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더라면 부결도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런 전략적 판단은 하지 못한 채, 의장석을 둘러싸고 핏대만 올렸다.

정 원내대표는 "아직 (한국당) 의총에서 결론이 안 났다. 의총 도중 이렇게 (본회의를) 진행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항의했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은 "오늘 아침 11시부터 개의했고 의총 할 시간이 11시간이나 있었다. 회의에 참여하면 되지 않느냐. 명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법인세법 처리에 합의했던 국민의당에서도 '이탈표'가 줄줄이 나왔다.

국민의당 반대표는 21표, 기권도 5표나 됐다.

특히 여야 합의에 직접 나서고, 합의문에 사인까지 했던 김동철 원내대표가 반대표를 던졌고, 박지원 전 대표와 권은희 원내수석은 물론 천정배·주승용·유성엽 의원 등 호남 중진들 가운데도 반대표가 대거 나왔다.

국민의당도 예산안 처리에 합의는 해줬지만, 당내에서는 공감대를 제대로 얻지 못한 셈이다.

예산안은 당론 반대를 결정하고 법인세법의 경우 자유 투표에 맡기기로 했던 바른정당도 11명 전원이 반대표나 기권표를 던졌다.

유승민 대표와 김세연 원내대표 권한대행 겸 정책위의장은 기권을, 하태경·정운천 최고위원 등 9명은 반대표를 찍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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