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강화·금리인상·비수기…주택사업 체감경기 '냉랭'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정부의 잇단 규제 강화 정책과 금리 인상 현실화 등으로 주택사업 경기의 하강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시장 전반의 동향을 나타내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를 조사한 결과, 12월 전국 전망치가 69.1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HBSI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로 공급자(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공급시장의 지표다.
이 전망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 응답한 건설사의 비율이 높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12월 전망치는 지난달(66.3)보다 소폭(2.8포인트) 상승한 것이지만, 지난 10월 이후 2개월째 60선에 머물러 하강 국면이 지속됐다.
주택공급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우세함을 보여준 것이다.
주산연은 "이는 6·19 대책, 8·2 대책, 10·24 대책, 11·27 대책으로 이어지는 규제강화 정책이 본격화되고 6년5개월만의 금리인상(11월30일)이 현실화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공급시장 위축 및 하강국면 지속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주택사업자는 신규주택사업 추진 시 신중한 전략 수립과 사업가능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역별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10·24 대책, 11·27 대책 영향과 본격적인 비수기 진입으로 공급시장 상황이 전국적으로 나빠지면서 12월에는 서울만 80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 지역도 11월 이후 전망치가 70선 이하로 떨어지는 등 그 밖의 대부분 지역은 60~70선으로 본격적인 하강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경상권과 충북 지역은 50선을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공급시장이 나쁠 것으로 예상됐다.
주산연은 "전국적으로 모든 지역에서 주택 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요인별로는 재개발·재건축·공공택지의 12월 전망은 재개발 87.4(전월대비 0.5포인트↑), 재건축 89.4(전월대비 5.7포인트↑), 공공택지 86.0(전월대비 7.3포인트↓)을 기록했다.
재개발·재건축 수주는 12월이 비수기이나 11월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11월 HBSI 실적치는 78.7로 지난달(81.3) 대비 2.6포인트 하락했으나 11월 전망치(66.3)보다는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는 주택사업자가 10·24 대책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11월 주택시장 여건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서울시장을 중심으로 주택경기 활황이 이어지면서 11월 HBSI 실적이 70선을 상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산연 김덕례 주택정책실장은 "하강국면이 지속되는 공급시장 여건은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국지적 호황이 조정되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 정책과 비수기 진입에 따른 영향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신규사업 수주와 기존 보유물량에 대한 주택공급계획 수립 시 철저한 지역시장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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