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살레, '처형'식 종말"…반군 "UAE와 공모한 탓"(종합)

입력 2017-12-06 00:04
"예멘 살레, '처형'식 종말"…반군 "UAE와 공모한 탓"(종합)

반군 "반역자 제거했다"며 고무…유족 "후티, 지옥문 열어" 복수 다짐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예멘 후티 반군이 한 때 동지관계인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을 살해한 후 아랍에미리트(UAE)에 책임을 돌렸다.

살레 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장갑차를 타고 예멘 수도 사나를 탈출하려다 후티 반군에 추격을 당했고 결국 총에 맞아 숨졌다.

후티 반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살레 전 대통령의 정수리 왼쪽 아래에 또렷한 총상이 있다. 총격전 중에 사망한 것이 아니라 근거리 직사로, 총살식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후티 반군이 살레를 처형했다"고 묘사했다.

그러나 일부 아랍권 매체는 살레 전 대통령이 저격수의 총탄에 사망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후티 반군의 대변인 모하메드 압델살람은 자체 매체인 알마시라TV에서 "살레와 그의 전국민의회(GPC) 인사들이 국가기관을 노리고 적과 공모했다"면서 "UAE가 살레를 반역음모와 치욕적 종말로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UAE는 예멘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아랍동맹의 일원이다.



살레 전 대통령은 피살 직전 후티 반군과 단절하고 사우디와 협상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UAE가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불확실하다.

UAE에는 살레 전 대통령의 아들 아흐메드 알리가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아흐메드 알리를 비롯한 살레의 유족은 복수를 다짐했다.

사우디 매체 알에크바리야TV는 아흐메드 알리가 후티 반군과 싸움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고 5일 보도했다.

살레의 조카 타우피크 살레는 4일 소셜미디어 계정에 후티가 "지옥의 문을 열었다"고 썼다.

타우피크는 "(후티에 대항한) 혁명이 종말을 맞은 게 아니다"면서 "후티는 완전히 소탕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 반군은 살레 세력 전체를 적으로 돌리지 않으려는 듯 회유적 제스처를 취했다.

압델살람 대변인은 "GPC는 적과 싸움에서 우리의 파트너"라며 "GPC의 우리 형제들과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달랬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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