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서청원-최경환 자동소멸절차…MB 혐의있으면 조사하라"

입력 2017-12-05 13:57
수정 2017-12-05 14:17
홍준표 "서청원-최경환 자동소멸절차…MB 혐의있으면 조사하라"

관훈토론회 발언…"망나니 칼춤을 추는데 막을 방법이 어딨겠나"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의 특활비도 문제 삼아야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5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사 청산 문제와 관련해 "서청원·최경환 의원 두 분은 자연소멸 절차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두 의원의 제명 여부에 관한 질문를 받고 "국회의원들한테 동료의원을 제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또 적폐청산 수사의 칼끝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누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혐의가 있으면 한번 불러서 조사하시라"며 "'망나니 칼춤'을 추는 데 막을 방법이 어딨겠나. 수사를 막을 생각도, 방법도 없다"고 답변했다.

다음은 토론회 일문일답.

--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 임박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당에서 수사를 막아야 하나.

▲ 혐의가 있으면 한번 불러보시라. 불러서 조사하시라. '망나니 칼춤'을 추는데 어떻게 막겠나, 양식을 믿어야겠다. 대통령이 할 일이 없어서 사이버 댓글 달라고 지시했겠나. 국가를 흔드는 범죄도 아니고 댓글 몇 개 가지고 전직 대통령을 소환한다는 것을 듣고 기가 막혔다. 수사를 막을 생각은 추호도 없고, 막을 방법도 없다.

-- 적폐청산 이야기 나왔을 때 최종대상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예상했나.

▲ 칼자루를 쥐고 이놈을 칠지, 저놈을 칠지 아무도 모른다. 그 칼자루가 나한테 올지도 모른다. 그런 것을 예상하고 정치하지 않는다.

-- 특수활동비와 관련한 특검법안을 제출했는데.

▲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의 특활비도 문제 삼아야 한다. 바로 직전 정부만 문제 삼으면 옳지 않다. (국정원 특활비와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최경환 의원(수사를) 물타기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 언어습관이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란 지적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지금 한국당이 품격을 논할 때인가. 한국 보수정당에서 가장 품격 있던 분은 이회창 총재, 품격으로 가장 논란이 됐던 분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논란만 될 뿐, (품격으로) 사람을 재단하는 가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할 일 없는 분들의 말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을 신봉한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 '암'이나 '고름덩어리'는 특정 계파를 겨냥해 한 말 아닌가.

▲ 암 덩어리가 맞다. 암 덩어리를 뭐라고 표현하는 게 좋겠나. 누가 나보고 암 덩어리라고 하면 받아들이겠다. 품격 있게 어떻게 하나. '암덩어리님'이라고 하면 되겠나.(웃음)

-- 언어표현을 바꿀 생각은 없나.

▲ 사람이 죽을 때가 됐을 때 본질을 숨긴다. 나는 아직 죽을 때가 되지 않았다.

-- 문재인 정부 7개월에 대한 평가는.

▲ 아직 총체적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 물론 잘못이 있으면 단죄해야 하지만, 도를 넘으면 정권이 오래가지 못한다. 지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 원인을 이명박 전 대통령에 두고 있다. 감정적으로 전직 대통령과 전전(前前)직 대통령까지 포토라인에 세우려고 한다.

-- 현 정권을 친북 주사파 정권이라고 계속 비판하는데.

▲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고 세계는 경제제재를 하는데, 우리 정부는 북한을 도와주겠다고 하면 친북 아닌가? 주사파를 주사파라고 한 것이다. 주사파를 주사파가 아니라고 할까?

-- 한국당은 반북우파 정당인가.

▲ 한국당은 반북(反北)이 아니다. 북을 반대할 이유가 없고 북은 통일의 대상이다. 한국당은 그냥 보수우파 정당이다.



-- 지방선거와 개헌의 동시 투표에 반대한다고 했는데.

▲ 앞으로 30년 이상을 내다보고 헌법을 만들어야 옳다. 지방선거에 붙인 곁다리 국민투표는 옳지 않다. 문재인 정부 재임 중 개헌하자고 말씀드린다. 개헌 내용은 어차피 여야 합의가 돼야 한다.

-- 2020년 총선 때 개헌 국민투표도 같이하면 어떤가.

▲ 개헌투표는 선거에 굳이 붙이지 않더라도 국민의 열의가 있다. 현재 대통령제가 제왕적이니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자고 하면 국민들이 동의한다. 그러나 축소된 권한이 국회의원들에게 간다고 하면 국민들이 동의하겠나. 지금 국회의원들은 권력을 많이 가지려고 개헌을 서두르는 것밖에 안 된다. 기본권, 헌법 전문, 지방자치, 통일 이후 양원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 내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에서 누구를 내세울 것인가.

▲ 전국 동시선거의 승패는 조직이 아니라 바람이다. 바람이 우리 쪽으로 불지, 민주당 쪽으로 불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우리가 신선한 인물을 내고, 바람이 불면 이길 수 있다고 본다.

-- 예산안 표결과 관련한 원내대책을 말해 달라.

▲ 원내 일에는 다음 원내대표가 뽑히고 나면 관여하겠다. '한국당 패싱' 지적은 제가 원내 일에 관여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연말까지는 탄핵과 대선 패배 후 붕괴된 조직을 재건하는 데 집중하겠다.

-- 다음 원내대표 때부터 개입한다면, 누구를 염두에 둔 건가.

▲ 싸움 나니 그런 질문은 하지 말라.(웃음) '친홍'(친홍준표)이라고들 한다. 지난 대선이나 당 대표 선거를 거치면서 최근까지도 나하고 안 친한 사람은 10% 정도 있다. 나머지 90%는 개인적으로 아주 친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소위 계파라고 할만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 당 장악력을 높이려고 친박청산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인가.

▲ 그 말은 듣기가 좀 그렇다. 이 당은 2011년도 때처럼 나를 쫓아낼 명분이 없다. 책임당원의 74% 지지를 받아 당 대표에 당선됐다. 인적청산, 조직혁신을 거친 뒤 연말에는 신보수주의를 선언하면서 정책혁신을 하겠다.

-- 대선 때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한다고 공약했었는데.

▲ 최저임금 대상이 알바생과 저소득층이라고 보고 5년 내 1만원까지 점차적으로 올려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인상할 때 정부보전을 얘기한 바는 없다.

--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에 동의하나.

▲ 선제타격에도 예방전쟁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엄청난 피해가 오기 때문이다.

-- 본인의 정치적 미래는 어떤가. 계속 직접 뛰는 것인지, 아니면 후배를 키우는 것인지 궁금하다.

▲ 둘 다 추진하는 게 맞다고 본다. 반대 진영에서는 인물을 키우는데 보수우파 진영은 인물을 키운 적이 없다. 김영삼·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모두 그랬다. 새 인물도 키우고 같이 경쟁하면서 보수우파를 재건하는 것이 내 할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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