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의 이라크 전쟁범죄 근거있다" 국제형사재판소 조사 계속

입력 2017-12-05 09:53
"영국군의 이라크 전쟁범죄 근거있다" 국제형사재판소 조사 계속

2007∼2008년 포로고문·불법살인 혐의…전면수사 강행할지 추후 결정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영국군이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공에 참전하면서 이라크인 수감자를 상대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에 대해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투 벤수다 ICC 수석검사는 이날 "입수한 정보에 대해 사실과 법률에 입각해 평가한 결과, 영국군 병사들이 그들이 구금한 이들을 상대로 ICC가 재판권을 지닌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ICC는 2014년 인권단체와 변호사들이 최소 1천71명의 이라크인 수감자들이 2003년 3월에서 2008년 12월 사이 고문과 학대를 당했다는 혐의를 제기함에 따라 포로 학대와 관련한 전쟁범죄 혐의에 대한 초기 조사를 재개했다.

당시 해당 인권단체와 변호사들은 또 영국군이 같은 기간 수감자를 상대로 52건의 불법적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벤수다 수석검사실은 이 변호사들의 진술은 구금기록, 진단서, 사진 등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입증될 경우 충분히 믿을만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벤수다 수석검사실은 먼저 그 증거능력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며 합리적인 기간 안에 이를 완료하고, 이후 ICC 판사들에게 전면적인 수사 개시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할지 말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06년에도 비슷한 혐의가 제기돼 ICC에서 예비조사가 이뤄졌으나 당시 ICC 수석검사였던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며 전면 조사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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