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타 상원의원 재출마 설득…롬니 입성 저지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린 해치(83·유타) 상원의원의 재출마를 설득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7선의 해치 의원은 고령 등의 이유로 일찌감치 은퇴 의사를 밝혔고,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상태였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해치 붙잡기' 시도는 롬니 전 주지사의 중앙무대 재입성을 저지하기 위한 작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를 방문했다.
해치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워싱턴 DC에서 출발했으며, 솔트레이크시티 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7명의 대통령 밑에서 일해봤지만, 그 어느 사람도 지금 백악관에 있는 분(트럼프 대통령) 같은 이는 없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추어올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도 마이크를 넘겨받은 뒤 해치 의원을 향해 "우리는 당신이 유타 주와 이 나라를 위해 앞으로 매우 오랫동안 계속 일해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직전 '해치 의원에게 재출마하라고 설득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 '밋 롬니에게는 (출마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느냐'는 물음이 이어지자 "밋은 좋은 사람이다, 좋은 사람"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해치 의원은 이번 감세안 통과를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원군 역할을 해온 인사이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구애하는 데는 롬니 전 주지사의 컴백을 저지하려는 의도가 적지 않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이 때문에 롬니 전 주지사와 가까운 인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롬니 전 주지사도 주변 인사들에게 좌절감을 표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해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을 자처하며 비판 발언을 쏟아냈으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한때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공개적 비판을 이어왔다.
독실한 모르몬 교도인 롬니 전 주지사는 현재 모르몬교의 성지인 유타주의 솔트레이크시티 외곽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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