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침체·재정난으로 공공의료시스템 붕괴 직전

입력 2017-12-05 04:13
수정 2017-12-05 04:17
브라질 경제침체·재정난으로 공공의료시스템 붕괴 직전

수술 대기 환자 90만명…일부 환자는 10∼12년 기다려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경제의 침체에 따른 재정난으로 공공의료서비스 시스템이 제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연방의료협의회(CFM) 조사 결과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의료서비스인 통합보건시스템(SUS)을 이용해 수술을 받으려고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는 90만4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27개 주(행정수도 브라질리아 포함)와 주도(州都) 가운데 16개 주와 10개 주도의 현황만 파악한 것이어서 실제 수술 대기 환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협의회는 전체 환자 가운데 최소한 750명은 수술을 받으려면 10∼12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건 전문가들은 "급하지 않은 수술이라고 해도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증세가 악화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일부 환자의 증세는 암으로 전환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보건부는 긴급예산을 편성해 지방정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히카르두 바후스 보건장관은 "지방정부의 의료수요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데다 재정압박 때문에 예산 지원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최근 재정난을 이유로 공공서비스가 잇달아 축소되면서 행정 마비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을 맞았다.

연방경찰은 예산 부족 때문에 한동안 신규 여권 발급 업무를 중단하고 고속도로 순찰활동을 줄였다.

또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프로그램에 따른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규모도 축소되는 등 소득 재분배를 통해 빈부 격차를 완화하겠다는 정책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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