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제1야당 당권 '4대 세습'…네루 증손자 라훌 총재취임 임박

입력 2017-12-04 23:33
인도 제1야당 당권 '4대 세습'…네루 증손자 라훌 총재취임 임박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자와할랄 네루 초대 인도 총리의 증손자 라훌 간디(47)가 인도 해방 후 70년간 정치의 중심적 역할을 한 현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 총재에 곧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INC 부총재인 라훌이 총재에 취임하면 네루 초대 총리 가문은 그를 포함해 4대째, 해방 이전까지 포함하면 5대째 INC 총재를 역임하게 된다.

4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INC는 이날 차기 당총재 선출을 위한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라훌 부총재가 단일 후보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INC는 후보등록 절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16일로 예정된 총재 투표를 하지 않고 11일 라훌 후보의 당선을 공표한 뒤 총재 취임식 준비에 들어갈 계획으로 전해졌다.

인도가 영국 식민지배를 받던 19세기 설립된 인도 최대 사회단체이자 독립운동 단체 INC는 1947년 해방 후 정당으로 변신해 지난 70년간 모두 6명의 총리를 배출하며 인도 정치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다.

특히 네루 초대 총리를 비롯해 그의 딸 인디라 간디, 손자 라지브 간디는 모두 INC 총재와 인도 총리를 지냈다. 이들의 성 가운데 간디는 인디라가 페로제 간디와 결혼하면서 바뀐 것으로 인도 독립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와는 무관하다.

라지브 간디의 부인 소냐 간디는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제약 때문에 총리를 지내지는 않았지만 1998년부터 지금까지 19년간 INC 총재로 있으면서 최장수 총재로 기록됐다.

이 같은 영향으로 INC는 1991∼1996년 총리를 지낸 나라시마 라오 등 다른 저명 정치인들이 있음에도 네루-간디 가문의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라훌 부총재는 2014년 총선에서 INC 총리후보로 나서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에 패배했다.

이후 INC 내에서는 라훌 부총재 대신 다른 인물을 내세워 2019년 총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당내에서 별다른 세를 얻지 못했다.

한편 모디 총리는 최근 서부 구자라트 주 주의회 선거 지원유세에서 라훌 부총재를 무굴제국 샤자한 황제의 아들 아우랑제브에 빗대 "우리는 아우랑제브의 통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네루-간디 가문의 INC 당권 장악을 비판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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