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가입 말라"…춘천성심병원 조직적 방해 의혹
직원노조→보건의료노조 대거 이동 가입하자 유언비어 나돌아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체육대회 장기자랑에서 간호사들이 선정적인 춤 공연을 선보이게 해 논란이 됐던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서 논란 이후 간호사들의 노조가입을 조직적으로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른 노조에 가입하면 병원 규모를 축소하겠다"거나 "파업에 나서겠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려 간호사들의 노조가입 권리를 방해했다는 점에서 노노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장기자랑 강요 논란 이후 춘천성심병원노조(이하 직원노조) 소속 간호사 200명가량이 직원노조를 탈퇴하고 보건의료노조에 가입했다.
이에 더해 간호사 등 100여명이 보건의료노조에 새로 가입하면서 10명에 불과했던 보건의료노조는 31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반대로 400여명에 달했던 직원노조는 규모가 절반가량 줄었다.
보건의료노조의 덩치가 직원노조보다 커지자 병원에는 유언비어가 나돌기 시작했다.
직원노조 소속인 수간호사들이 간호사들에게 "보건의료노조 인원이 많이 늘면 앞으로 병동을 폐쇄하는 등 규모를 축소된다"거나 "직원노조에서 파업에 들어갈 수도 있다"며 보건의료노조 가입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달부터 들어오기로 했던 새 자기공명영상(MRI) 장비 도입이 잠정 중단되면서 간호사들이 느낀 불안감은 더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의료노조 측은 같은 내용의 근거 없는 소문이 여러 부서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아 직원노조의 조직적인 가입방해 공작으로 보고 있다.
만에 하나라도 병동이 폐쇄되면 다른 병동에서 새로운 일을 배워야 한다는 부담감과 언제 폐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조성해 노조가입을 방해하려 한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누군가에게 같은 매뉴얼을 전달받아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수간호사들이 간호사들에게 말한 유언비어에 대해서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춘천성심병원 관계자는 "진위를 파악 중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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