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이래야 성공해요'…국제대회 경험자들의 한마디
"자원봉사자 역할이 가장 중요" "저비용 고효율 대회 만들어야"
수송·위기대처 등 철저한 준비 필요…남북관계 개선 계기도 고민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아시안게임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가 주목한 국제스포츠 행사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핵심 실무책임자들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다양한 주문을 내놨다.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조정실장을 맡은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전 세계인이 찾는 대회가 무사히 끝나려면 무엇보다 자원봉사자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대회관계자는 참가 선수 못지않게 자원봉사자도 잘 모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활약한 자원봉사자는 6천600명 정도"라며 "자원봉사자가 웃으며 각자 역할에 충실하니 관중도 기분 좋게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가 끝나면 자원봉사자와 함께 경기장을 청소하는 등 스스로 봉사활동에 참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대회 당시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이 모두 46만명이었는데 조그만 사고 하나 없었다"며 "다시 생각해도 자원봉사자 역할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각종 행사 개최 때마다 고질적 문제점으로 꼽히는 주차장 운영에도 의견을 밝혔다.
홍 사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도 주차 문제로 관람객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며 "경찰과 협의해 경기장 진·출입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주변 도로 일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 대구시는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으로 연결하는 왕복 8차선 도로 가운데 두 쪽 1∼2개 차로에 경찰관을 배치해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김윤석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 전 사무총장은 "저비용 고효율 대회로 만들어야 한다. 국민 세금을 아껴야 하는 만큼 옥석을 가려 예산을 써야 한다"며 "종합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돈을 써야 할 곳, 안 써야 할 곳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동계올림픽 개최로 지역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방에서 치르는 대형 행사를 단순한 행사로만 끝내면 안 된다"며 "하계유니버시아드 당시 지역 대학이 세계 유수 대학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나 참여가 미미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계올림픽은 U대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대회인 만큼 지역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도 훨씬 많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U대회 당시 메르스 사태가 터졌지만 현명하게 대처했다. 동계올림픽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위험요소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처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가자의 수송, 언론 홍보 등 분야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수송부장을 역임한 최강환 인천시 교통국장은 "공식 대회 기간이 16일인 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위해 3천91명에 이르는 수송인력이 승용·승합·버스 2천48대를 33일간 운행했다"며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으나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거의 24시간 인천공항에 내리는 대회 귀빈, 선수단, 미디어 관계자 등을 숙소와 행사장까지 끊임없이 실어나르기 위해서는 입국 인원에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의전·통역요원과 수송인력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움직이는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양한 상황 발생을 가정해 대책을 세워도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이 수시로 일어난다. 이 때문에 전체 인원·장비의 최소 20%에 해당하는 예비 차량·인력·주차장을 등을 확보해야 원활한 대회 운영이 가능하다"며 "특히 운전원은 강원 도내 인력 외에 외지인력도 다수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리와 도로망에 충분한 사전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달화 전 2014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보도부장은 "국제스포츠 메가 이벤트에서 과거와 현재 가장 큰 환경변화는 소셜미디어 등장과 언론이 아니면서도 거대 언론 기능을 하는 포털사이트의 거침 없는 확장이다"며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하면서 청소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실시간으로 뉴스를 보고 SNS로 자체 여론을 만들어 간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이런 뉴스가 정확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온라인에서 확대·재생산되고 많은 독자가 이를 사실로 인식한다는 데 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은 중요한 국가 이벤트인 만큼 포털과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자극적 제목을 앞세워 국가 이미지와 조직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기사는 팩트를 확인한 뒤 검색순위에 올릴 수 있는 최소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순택 전 2002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은 "부산아시안게임은 북한 선수단 참여로 국제사회 주목을 받으며 민족화해와 통일 희망을 엿볼 수 있던 성공적 대회였다"며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어 "국제 대회 성공 요소 가운데 하나가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다"며 "그동안 국내 사정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가 부족했다. 지금이라도 올림픽을 제대로 알리고 관중이 자발적으로 경기장을 찾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운창, 신민재, 박창수, 최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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