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축구·야구도 못하는 학교 현실 달라질까
부산교육청 내년부터 저소득층 학생에 훈련비 지원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고교생이 학교 축구부에 들어가면 월 얼마의 본인 부담 훈련비를 내야 할까. 부산의 한 고교 축구부의 경우 1인당 월 훈련비가 95만원을 넘는다.
저소득층 자녀의 경우 이 훈련비를 내지 못해 재능이 있어도 축구를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대입을 위한 일반 사교육과 마찬가지로 돈이 없으면 운동도 하지 못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부산시교육청이 이 같은 불합리한 구조를 없애려고 내년부터 축구부와 야구부 학생 중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훈련비를 지원한다고 4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축구부 19개팀(초등 8개팀, 중학 6개팀, 고고 5개팀)과 야구부 8개팀(초등 3개팀, 중학 2개팀, 고교 3개팀) 소속 선수 가운데 저소득층 학생 40명 선이다.
교육청은 이들을 위한 훈련지원비(수익자부담종목 선수장려금) 2억6천100만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했다.
이번 예산 편성은 지난해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중묵 부산시의원의 지적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행정사무 감사에서 학교 축구부 선수 가운데 저소득층 자녀들이 훈련비 부담으로 중도에 운동을 그만두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드러나면서 훈련비 지원방침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축구부의 경우 월 훈련비가 20만∼30만원, 중학교 30만∼70만원, 고교는 38만4천∼95만5천원에 달한다.
야구부도 초등학교 최저 40만원에서 고교 75만원까지 축구부와 비슷한 수준이다.
박 의원은 "저소득층 자녀들이 돈이 없어 운동을 중도에 그만두는 현실을 보고 안타까웠다"며 "운동도 돈이 없으면 못 하는 사회구조를 바꾸려고 이번 예산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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