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내전 격화한 예멘서 구호대원 철수 추진
유엔 사무총장, 예멘서 공습·지상공격 중단 촉구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예멘 수도 사나에서 내전으로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유엔이 구호대원들의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유엔이 사나에서 140명 이상의 구호대원을 철수시키려고 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연합군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유엔 관계자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유엔 관계자는 "해외근무 직원들을 위한 비행기가 지부티에 대기하고 있다"며 "전투가 공항 쪽으로 가까워지고 있고 상황이 매우 긴박하다"고 말했다.
유엔 인도지원조정국(OCHA) 대변인은 "유엔이 사나에서 비필수 대원들을 줄일 계획을 하고 있지만 그들은 아직 안전하게 이동할 수 없다"고 전했다.
최근 며칠 동안 사나에서는 후티 반군과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무장세력 간 교전이 격화하면서 수십 명이 숨졌다.
전날 후티 반군은 사나 남부에 있는 살레 소유의 알예멘-알윰 방송국을 장악했으며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후티 반군의 사나 초소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예멘 내전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최근 폭력 사태는 예멘 국민에게 가장 좋은 않은 시점에 찾아왔다"며 "예멘 국민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인도주의적 위기에 휘말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멘 내전의 모든 당사자를 상대로 공중과 지상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4일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 부근까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사우디는 한때 예멘의 항구, 공항, 육로 국경을 봉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등의 구호물자가 예멘에 3주 만에 전달되는 등 국제구호단체의 활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예멘 내전은 2015년 3월 사우디 개입으로 국제전으로 비화했으며 지금까지 8천600여명이 폭격과 교전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약 700만명은 전적으로 구호 식량에 의존하고 있고 어린이 수십만 명은 극심한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