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부산 꺾고 FA컵 첫 우승…ACL 출전권 따냈다(종합)

입력 2017-12-03 16:27
울산, 부산 꺾고 FA컵 첫 우승…ACL 출전권 따냈다(종합)

FA컵 결승 2차전 0-0 무승부…울산, 1·2차전 합계 2-1로 앞서

부산, 승강 PO 패배 이어 FA컵 우승까지 놓쳐 아쉬운 시즌

결승 1, 2차전 '슈퍼세이브' 김용대 MVP

(울산=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가 2017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챌린지(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를 따돌리고 창단 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울산은 3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부산과 전후반 90분 공방 끝에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울산은 결승 1차전 2-1 승리에 이어 1, 2차전 합계 2-1로 앞서며 창단 후 처음으로 FA컵 우승에 성공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다.

1983년 창단된 울산은 두 차례 K리그 우승과 7번의 컵대회 우승, 2012년 AFC 챔피언스리그 제패 등 화려한 성적을 자랑하지만 FA컵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은 1998년 대회 결승에서 안양 LG에 우승컵을 내주고 준우승했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을 포함해 3위만 9차례 했을 정도로 FA컵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특히 울산은 정규리그 4위로 밀려 3위 수원 삼성에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행 티켓을 내줬지만 FA컵 우승으로 출전권을 확보해 위안이 됐다.

올해 FA컵 최우수선수는 울산의 수문장 김용대가 차지했다.

김용대는 2004년 FA컵 때도 부산 아이콘스(현 부산 아이파크) 소속으로 우승과 함께 MVP를 차지한 바 있어 13년 만에 자신의 두 번째 MVP 선정의 영광을 차지했다.

반면 부산은 울산에 막혀 2004년 우승 이후 13년 만의 정상 복귀가 좌절됐다.

부산은 시즌 도중 조진호 전 감독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영전에 FA컵 우승컵을 바치겠다고 다짐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상주 상무에 패한 데 이어 FA컵 우승컵까지 놓쳐 아쉬움이 더했다.

울산은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하지만 1차전 결승골 주인공인 이종호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배치해 부산 공략에 나섰다.

1-0으로 이겨도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우승이 좌절되는 부산도 이정협과 고경민을 공격 쌍두마차로 내세워 울산의 골문을 노렸다.

1차전보다 안방 2차전에서 공격 위주의 축구를 펼치겠다는 김도훈 감독의 선언대로 울산은 강한 공세로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14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김창수가 크로스를 올려주자 문전으로 파고든 오르샤가 헤딩을 했지만, 공중으로 공이 떴다.

반격에 나선 부산도 서서히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울산의 빈틈을 엿봤다.

전반 중반 이후에는 부산의 흐름이었다. 부산은 '승리만이 우승'이라는 일념으로 파상공세를 펼쳤고, 이정협과 박준태, 호물로가 잇단 슈팅으로 상대 문전을 두드렸다.

울산은 수비 라인을 내려 다소 수세적으로 나서며 부산의 공세에 대응했다.

공격 주도권을 틀어쥔 부산은 전반 44분 이재권이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강하게 찬 공이 오른쪽 골대 하단을 맞고 튕겨 나오는 '골대 불운'에 가슴을 쳤다.

울산은 후반 경기 시작 5분 만에 간판 골잡이 이종호가 상대 수비수 김종혁과 볼 경합 중 넘어지면서 왼쪽 발목이 꺾이는 부상으로 김인성으로 교체되는 악재를 만났다.

하지만 부산 선수들이 2주 동안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으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오히려 울산이 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7분에는 왼쪽 문전을 순간적으로 돌파한 오르샤가 강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부산 골키퍼 김형근이 몸을 날려 쳐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울산은 이후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결국 득점 없는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첫 우승을 확정했다.

부산은 조진호 전 감독의 영전에 FA컵 우승컵을 바치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개인적으로 실패한 감독이었지만 나를 과감하게 선택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라며 "시즌을 치르면서 잘못된 판단도 많았지만 끝까지 도와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때문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선수들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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