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 거짓말 알았다' 트럼프 트윗에 "사법방해 인정?" 역풍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에 기소된 마이클 플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 보좌관을 두둔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으로 역풍에 직면했다고 2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린 전 보좌관이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주미 러시아 대사와의 접촉에 관해 연방수사국(FBI)에 거짓진술을 한 혐의로 특검에 기소된 데 대해 "정권 인수기에 그가 한 행동들은 합법적인 것이었다. 유감이다"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이어 "내가 플린을 해임해야 했던 것은 그가 부통령과 연방수사국(FBI)에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며 "그는 이러한 거짓말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전 보좌관의 FBI 허위 진술을 알고도 그냥 넘어간 것은 사법방해에 해당한다는 등 야당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민주당 테드 리우(캘리포니아)는 트위터를 통해 "이것은 사법방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플린이 FBI에 거짓말한 것을 알았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플린에 대한 FBI의 조사에 영향을 끼치거나 멈추려 했다"고 지적했다.
사법방해란 미 연방법에 규정된 범죄행위로 법 집행기관의 사법 절차에 부정하게 영향을 미치거나,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 등을 가리킨다.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나 르윈스키 성추문 스캔들에 휘말렸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직면했던 중대 범죄이기도 하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전 보좌관이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말을 해 해임됐다고 밝힌 적은 있지만, FBI에 거짓진술을 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하원정보위원회 소속 애덤 시프 의원도 트위터에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대통령 당신은 플린을 해고하기까지 왜 그렇게 오래 기다린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플린의 거짓말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기까지 조처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가? 또한 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에게 '이 일에서 손을 떼라(let this go)'고 압력을 넣었나?"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지난 7월 물러난 정부윤리청(OGE) 월터 샤웁 전 청장 역시 "플린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면서 "당신은 코미 전 국장에게 플린에게서 물러나라고 요구할 때 플린이 FBI에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인정하고 있는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속에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6월 상원에 제출한 서면증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에 대한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중단하라고 직접 요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플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해 말 키슬랴크 대사와 만나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를 논의해놓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 보고'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 2월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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