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만점 美 하버드대 유학생, 한국 돌아와 해병대 입대

입력 2017-12-03 09:17
SAT 만점 美 하버드대 유학생, 한국 돌아와 해병대 입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미국 명문 하버드대를 다니던 한국 청년이 '귀신 잡는 해병'으로 거듭났다.

3일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홍찬의(21) 이병은 지난달 30일 경북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신병 수료식을 마치고 해병이 됐다.

초등학교 시절인 2008년 유학길에 올라 캐나다와 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홍 이병은 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 'SAT'에서 만점인 2천400점을 딴 수재로, 2015년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던 그는 지난 8월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귀국해 해병대에 자원했다.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췄고 공학 전공자인 홍 이병은 어학병에 지원하거나 대학 졸업 이후 일정 기간 기업체에 근무하는 대체복무를 할 수도 있었지만, 해병의 길을 택했다.

부모님도 '왜 하필 고된 훈련을 해야 하는 해병대에 들어가느냐'며 만류했지만, 홍 이병의 뜻을 꺾을 수는 없었다.

홍 이병이 굳이 해병대에 입대한 데는 2010년 11월 북한군이 해병대 주둔 연평도에 기습적으로 포탄을 퍼부은 연평도 포격 도발의 영향이 컸다.

당시 캐나다 유학 중이던 홍 이병은 해병대 장병이 북한군의 포격으로 불이 붙은 K-9 자주포에서 목숨을 걸고 대응사격을 한 것을 보고 그들처럼 조국을 지키고 싶어 해병대 입대를 결심했다고 한다.

입대를 앞두고 수개월 동안 달리기와 팔굽혀펴기로 체력을 단련하고 체중을 줄이는 등 철저히 준비해 해병대 선발 시험을 한 번 만에 통과했다.

해병대 빨간 명찰을 가슴에 단 홍 이병은 "꿈을 향한 첫 번째 도전 목표였던 하버드대 입학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을 해병대에서 시작한다"며 "내게 해병대의 가치는 하버드보다 크다"고 말했다.

그는 "연평도 포격전의 영웅처럼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해병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신병 수료식을 마친 홍 이병은 4주 동안 병과 교육을 받고 경기도 김포에 있는 해병대 2사단에서 주특기에 따라 정보통신병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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