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회복되나] 백화점 가보니…"체감은 글쎄, 더 지켜봐야"

입력 2017-12-03 06:01
[소비 회복되나] 백화점 가보니…"체감은 글쎄, 더 지켜봐야"

(서울=연합뉴스) 정열 강종훈 정빛나 기자 = "손님은 많아지긴 했는데, 글쎄요."

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백화점 할인 행사장에서 만난 직원은 최근 판매 실적 동향을 묻는 말에 한참을 생각하다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 직원은 "최근 겨울 의류 할인행사를 다양하게 하고 있는 만큼 찾는 고객도 많이 늘었다"며 "행사장에는 워낙 항상 사람이 많고 매출도 좋은 편이라서 백화점 전체 분위기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 찾은 백화점은 구석구석 크리스마스 시즌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장식과 함께 저마다 할인 혜택을 알리는 문구가 눈에 띄었지만,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주말임에도 예상과 달리 전반적으로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특히 모피, 여성 의류 등 상대적으로 고가 브랜드가 몰려있는 층에는 매장에서 옷을 입어보거나 구경하는 손님이 손으로 꼽힐 정도로 썰렁했다.





행사장이 있는 층은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행사장에는 영업개시를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겨울 방한복이나 여성 의류 브랜드 이월상품을 사려는 고객들로 상대적으로 북적이는 편이었다.

이 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주머니 사정이 나아졌냐'는 질문에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고등학생인 딸과 함께 겨울 코트를 구경하던 여모(52·여)씨는 "딸 생일이라 코트 하나 사줄까 하고 나왔는데 일반 여성복 매장에 갔더니 가격이 너무 비싸서 할인 코너로 바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여씨는 "경기 상황이 괜찮아졌다는 뉴스를 보긴 했는데 주부인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개선이 됐다고 하니 지속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자영업자라고 밝힌 김모(48)씨는 "내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일인데도 메르스와 세월호 참사, 최순실 사태 등이 끊임없이 터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며 "정권이 바뀌고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반전된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소비 심리 회복 조짐에 반색하면서도, '훈풍'이 계속될 지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경우 최근 패딩 등 겨울 아우터가 많이 팔려 실적이 좋았던 건 사실"이라며 "통상 날씨가 부쩍 추워질 수록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는 측면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재로선 추운 날씨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까지 피부에는 와 닿지 않지만 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최저임금 인상 등 요인이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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