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극우 '영국 우선', "트럼프 덕분에 회원 수백명 늘었다"

입력 2017-12-01 21:30
수정 2017-12-01 21:42
英 극우 '영국 우선', "트럼프 덕분에 회원 수백명 늘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리트윗이 영국 극우정당의 지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극우 정당 '브리튼 퍼스트'(Britain First) 대표가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브리튼 퍼스트'가 올린 반(反)이슬람 동영상 3건을 리트윗해 파문을 낳았다.

브리튼 퍼스트의 폴 골딩(35)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영상들을 리트윗한 이후 "수백 명의 신규 회원 가입 신청을 받았다. 또 우리 페이스북 계정 도달(이용자 기준) 건수가 수십만 건 증가했다"고 말한 것으로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직전까지 브리튼 퍼스트의 회원은 1천 명을 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골딩은 영국 내 모스크(이슬람사원) 출입을 금지한 고등법원 명령을 위반해 지난해 수감 생활을 한 바 있는 극우 인물이다.

애초 이 동영상들을 올렸던 제이다 프랜센(31) 브리튼 퍼스트 부대표도 트럼프의 리트윗을 트럼프가 인증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프랜센은 지난 8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이슬람을 겨냥한 증오 연설을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보석으로 풀려난 프랜센은 온라인에 올린 한 동영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숨진 모든 이들을 위해 나와 모든 영국 시민들을 대표해서 나는 여러분의 도움을 호소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의 트위터 팔로워는 2만5천 명을 넘는다.

트럼프의 리트윗으로 지지자가 늘었다는 폴딩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브리튼 우선'은 거짓말을 퍼트리고 긴장을 촉발하는 증오 연설로 사회를 분열시키려고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한 것은 잘못됐다"는 영국 총리실의 입장은 현실에 기반을 둔 비판이었던 셈이다.

이런 비판에 트럼프 대통령은 "@테리사 메이, 나한테 집중하지 말고 영국에서 일어나는 파괴적인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행위에 신경 쓰시라. 우리는 잘하고 있다"라고 쏘아붙였다. 미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으로 꼽히는 영국의 정상을 꼭 짚어 비판한 까닭에 영국에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테리사 메이 총리는 "'브리튼 우선' 동영상들을 리트윗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점에 나는 아주 분명하다"고 재반박했다.

다만 메이 총리는 영미 관계는 오랜 관계로 이런 마찰을 "견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계획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덧붙이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지키려 애썼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의 국빈방문 요청을 취소해야 한다는 영국 내 목소리를 더욱 키우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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