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80% "친구가 동성애자여도 상관없어…평소처럼 지낼 것"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중학생 10명 중 8명은 자신의 친구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아도 평소처럼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애라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성 평등 교육정책 연속토론회'에서 '학생의 성 권리 인식 및 경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2017년 7월 4일부터 19일까지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최종적으로 분석대상이 된 학생은 총 664명이었다.
3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친구가 동성애자임을 알게 됐을 때 '절교하겠다'거나 '거리를 두겠다'는 부정적은 답을 내놓은 학생은 전체(610명)의 18.6%에 그쳤다.
'조금 불편하지만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한다는 학생은 29.5%(180명), '이전과 다름없이 지낸다'는 38.4%(234명), '친구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없는지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13.3%(81명)였다.
동성애자를 트렌스젠더로 바꿔 질문했을 때도 결과는 비슷했다.
절교하거나 거리를 둔다는 학생은 전체(632명)의 24.2%에 그쳤다. '상관없는 일'이라는 답은 28.3%(179명), '전과 다름없이 지낸다'는 34.5%(218명), '고민을 함께 나눈다'는 13.0%(82명)였다.
2개 질문 모두에서 부정적 답을 내놓은 비율은 여학생(동성애 10.4%·트렌스젠더 16.2%)보다 남학생(26.8%·31.7%)이 높았다.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봤다는 학생은 각각 13.3%와 3%였다.
성 소수자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는 학생은 전체(659명)의 33.4%였다. 여학생은 이 비율이 41.0%, 남학생은 26.1%였다.
이번 조사에서 학생 656명 중 14.3%는 학교 성교육이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29.0%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 '도움이 된다'는 45.3%, '매우 도움이 된다'는 11.4%였다.
학교 성교육이 도움되지 않는 이유(중복응답)로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을 꼽은 학생이 54.2%로 최다였고 '여러 번 들어서 지루함'(53.2%), '알고 싶은 내용은 가르치지 않음'(35.6%)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성 평등과 관련해 학교에서 공부와 성별을 연관시키는 발언을 들은 적 있다는 학생은 70.0%, 외모나 행동에 대해 '여자·남자답지 않다'고 평가받은 적 있는 학생은 54.1%에 달했다.
특정 성별이나 성 소수자를 비하하는 말이나 소위 '패드립'(패륜적 욕설)을 써봤다는 학생은 전체(662명)의 40%였다.
이런 표현을 쓴 이유(258명이 복수응답)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어서'(48.9%)와 '별 뜻 없이 습관이 돼서'(40.1%)가 압도적으로 많이 꼽혔다.
실제 특정 성별이나 성 소수자를 깎아내리고자 비하 표현을 썼다는 학생은 7.3%에 그쳤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