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새 대통령, 새 내각 구성…군부 중용·야권 배제
야권 정치인 "국민 배신행위" 비판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에머슨 음난가그와 짐바브웨 신임 대통령이 새 내각을 꾸리면서 군부 수뇌부와 참전용사 단체 간부를 주요 요직에 중용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전날 밤 새 내각을 발표하면서 군부의 고위급 인사들은 내각의 주요 장관으로 임명했다.
최근 군부 쿠데타로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의 정부를 장악한 뒤 국영 TV에 출연한 시부시소 모요 군 소장은 새 외무장관으로 기용됐다.
짐바브웨 공군 참모총장 페렌스 시리는 농업·토지 장관으로 임명됐다.
군인 출신 단체 참전용사협회 회장 크리스 무츠방와는 새 공보장관을, 부회장 빅토르 마테마단다도 내각에서 차관직을 각각 맡게 됐다.
집권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의 핵심 간부인 패트릭 치나마사는 새 재무장관직을 차지했다.
그러나 야권 정치인 출신들의 내각 기용은 없었다.
이번 개각으로 무가베의 오랜 측근들 일부는 물러났지만, 급진적 변화 없이 과거 논란의 인사들이 다시 핵심 자리를 맡게 됐다고 BBC는 분석했다.
실제 야권 일부 정치인은 이번 내각을 두고 "국민의 희망을 배신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정치분석가인 어니스트 무드젱이는 "새 내각은 갈등 조정에 따른 것"이라며 "(새 대통령은) 권력의 배후에 군부가 있는 만큼 그들을 새 내각에 기용해 기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dpa통신에 말했다.
새 장관들의 취임식은 이날 열릴 예정이다.
앞서 짐바브웨를 37년간 통치한 무가베 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벌어진 군부 쿠데타에 이은 대규모 퇴진 시위, 의회의 탄핵 절차 착수 등의 사퇴 압박 속에 지난 21일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지난달 6일 무가베로부터 해임당한 뒤 국외 도피한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무가베 사임 후 본국으로 돌아와 지난주 새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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