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회사는 해수담수 공급제외 검토"…형평성 논란

입력 2017-12-01 18:00
"소주회사는 해수담수 공급제외 검토"…형평성 논란

부산시 해수담수 공급정책 오락가락…"불신만 키운다" 질타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시가 산업단지에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을 추진하는 가운데 산단 내에 있는 소주생산 업체 등 식품회사는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산단 내에는 선택적 공급이 없다'는 당초 계획을 바꾸는 것이어서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을 놓고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김종철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장은 1일 열린 부산시의회의 내년도 예산심의에서 "(산단에 해수담수 수돗물을) 통수할 때 만일 (소주회사에서) 안 받겠다고 하면 별도 관로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명희 의원이 "기장군 기룡산단, 명례산단 등에는 소주회사, 식품회사가 있는데 이들이 해수담수 수돗물을 안 받겠다고 하면 별도의 추가 관로를 설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 의원이 언급한 소주회사는 지역 대표 소주생산 업체인 A사를 지칭한다.



김 본부장은 "술은 지하수로 만들어 해수를 사용하지 않지만 해수담수 공급을 반대하는 쪽에서 (해수를 받으면)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협박하니 우리로서는 신경을 안쓸 수가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예산심의에 앞서 지난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소주회사에 대한 해수담수 공급 문제와 관련해 "영업상의 문제이니 그 부분을 수용해 별도의 관을 설치해 공급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당시 감사에서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을 비롯해 소주회사, 식품회사 등 모두 5곳에서 해수담수 공급을 반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본부장의 말대로 소주회사를 비롯해 식품회사에 별도의 관로를 설치해 해수담수 수돗물은 공급하지 않고 일반 수돗물을 공급할 경우 공급의 형평성과 정책의 일관성을 놓고 새로운 논란이 일 것으로 우려된다.

정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누구는 먹고, 누구는 안먹고 하는 식으로 정책을 펴는 것이 타당하냐. 불신만 키운다"고 꼬집었다.

부산시는 당초 10월 31일부터 기장군 일부 산업단지와 고리원전 등 다량 수요처를 대상으로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업용수를 공급하기로 했지만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두산중공업 등과 세부 협의가 더 필요하다며 공급 시기를 무기한 연기했다.

시는 고리원전에서 직선 거리로 11km 떨이진 곳에서 취수한 바닷물을 역삼투압식 정수과정을 거쳐 수돗물로 만들어 기장군민들에게 공급하려 했으나 삼중수소 위해성 논란이 일면서 주민들에게 공급하기로 했던 계획을 연기하고 산단 공급으로 전환한 상태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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