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샌드백 치고 안녕·돈·기탄잘리
어느 '고쿠라 일기'전·달의 영휴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샌드백 치고 안녕 = 시인 박장호의 산문집이다.
생애 전환기에 막 들어선 시인이 자신의 나태한 현실을 흔들어 깨우기 위해 육체의 모험을 감행한 이야기다. 그는 2년 전 어느 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쇠락한 육체의 비루함을 발견하고 복싱을 배우기로 한다. 7개월간 복싱 체육관 안에서 주먹질하고 맞으며 얻은 수련과 성찰의 기록을 이 책에 담았다.
삼인. 308쪽. 1만3천500원.
▲ 돈 =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1840∼1902)의 장편소설로 국내 처음 번역 출간됐다.
프랑스 은행가와 증권시장을 배경으로 금융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그렸다. 50세의 정력적인 은행가 사카르의 성공과 몰락을 통해 인간성 파괴와 부패의 원인이자 희망과 선행의 밑거름이기도 한 돈의 양면적 속성을 보여준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5번이다.
유기환 옮김. 600쪽. 1만6천500원.
▲ 기탄잘리 = 1913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도 시인 타고르의 시집이다. 제목은 '신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뜻이다.
103편의 산문시로 생명과 죽음, 고독과 사랑, 신과 영원 등 보편적인 주제를 노래한다.
이 책은 1913년 영국 런던의 맥밀란 출판사에서 출간한 영문 시집을 번역본으로 삼았으며 원서에 실린 103편의 영문을 수록했다. 또 인도 구자라트와 라자스탄 지역에서 18∼19세기 그려진 세밀화를 함께 실어 시의 분위기를 살렸다. 100쪽에 이르는 해설 '타고르의 생애와 문학'에는 인도 델리에 있는 인디라 간디 국립예술센터에서 제공한 타고르의 사진과 그림들을 담았다.
류시화 시인이 번역했다. 그는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듯 읽다가 잠시 덮어 놓고 눈을 감게 하는 감동이 있다"고 소개했다.
무소의뿔. 304쪽. 1만2천원.
▲ 어느 '고쿠라 일기'전 =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마쓰모토 세이초의 단편집이다.
출판브랜드 모비딕이 기획한 '마쓰모토 세이초 단편 걸작선' 시리즈로 '잠복'과 '역로'에 이은 세 번째 책이다.
세이초가 문단에 데뷔한 뒤에 쓴 12편의 초기 단편소설을 묶었다.
표제작 '어느 '고쿠라 일기'전'은 1952년 '미타 문학'에 발표한 뒤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가 낙선했으나, 당시 한 심사위원이 "이 작품은 나오키상이 아니라 아쿠타가와상에 더 적합하다"며 추천해 결국 아쿠타가와상(제28회)을 받았다. 나오키상은 대중성이 강한 작품에, 아쿠타가와상은 순수문학 작품에 주는 상이다.
김경남 옮김. 400쪽. 1만3천800원.
▲ 달의 영휴 = 올해 일본의 나오키상 수상작인 사토 쇼고의 장편소설이 번역 출간됐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을 달이 차고 기우는 '영휴'(盈虧)로 은유했다. 도쿄의 한 번화가 호텔 카페에서 만난 주인공 남자와 유명 여배우 모녀 세 사람의 대화 속에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키며 각 인물 사이의 사건과 사연을 조금씩 드러낸다.
떠나간 사람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환상적인 이야기로 펼쳐냈으며, 빈틈없는 서사와 압도적인 문장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냄. 404쪽.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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