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틸러슨 구조조정 질타…'외교력 약화' 우려
"외교는 국방의 최일선, 국가 안보 위기"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렉스 틸러슨 장관 주도로 이뤄지는 '국무부 구조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구조조정 여파로 베테랑 외교 공무원 100여 명이 떠나면서 '외교 공백' 사태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만약 미군이 이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겪는다면 국가 안보 위기라고 부르길 주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이것이 지금 국무부가 직면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후임자 중 한 명을 비판하는 것이 슬픈 일이긴 하지만 너무나 위태로운 상황이기 때문에 기탄없이 말하고자 한다"며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것과 상처가 아물지 않고 노출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석유기업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틸러슨 장관은 "국무부 조직이 비대하다"며 예산 30% 삭감, 정직원 2천 명 축소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특히 수혈조차 이뤄지지 않아 주요 고위직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거론하며, "국무부 본연의 역할이자 국방의 최일선인 외교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크게 우려했다.
그러면서 "외교관들은 동맹관계를 구축·강화하고 국제사회 문제를 고민하며, 군사력에 기대지 않고 국익을 보호하는 방법을 찾는다"면서 "그러나 만약 이슬람국가(IS)처럼 우리가 군사력을 사용해야만 할 때는 다른 국가들과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강조했다.
앞서 존 매케인 군사위원장 등 상원의원들도 최근 틸러슨 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외교관 엑소더스' 사태는 충격적이라며 "장기적으로 미국 외교의 체력과 유효성을 저해하는 위협이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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