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이슬람 동영상' 리트윗에 美의원들 성토

입력 2017-11-30 23:22
트럼프 '反이슬람 동영상' 리트윗에 美의원들 성토

美PBS 조사에서 상원의원 29명 트럼프 비판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反)이슬람 동영상을 리트윗한 것에 대해 미 의회 의원들도 잇따라 등을 돌리고 있다.

미 공영방송 PBS가 30일(현지시간) 연방 상원의원(총 100명)을 접촉해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의원 45명 가운데 29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를 비판했다.

이들 중 26명은 민주당 소속이고, 3명은 공화당 의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11명의 공화당 의원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고, 3명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PBS는 전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과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제임스 랭크포드(오클라호마) 의원이 '트럼프 때리기' 대열에 동참했다.

공화당 중진인 그레이엄 의원은 "아무도 비주류 단체의 콘텐츠를 높이 평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가 이슬람 동맹국을 필요로 하는 이 때, 당장 보내야 할 메시지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랭크포드 의원은 "우리의 적은 모든 이슬람교도가 아니라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테러를 하는 폭력단체"이라며 "일부의 행위를 종교와 집단 전체로 투사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플레이크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를 비판한 기사를 포스팅하면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영국의 극우정당 '브리튼 퍼스트(Britain First)'의 제이다 프랜슨 대표가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 3건을 자신의 계정에 리트윗했다.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동영상은 이슬람교도들이 한 소년을 지붕에서 떨어뜨린 뒤 폭행하는 등 무슬림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파문을 일으켰다.

리트윗 행위는 전통적 우방인 미·영 관계에 긴장감까지 감돌게 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례적으로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나한테 집중하지 말고 영국에서 일어나는 파괴적인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행위에 신경 쓰시라"고 반박했다.

영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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