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내쉬는 숨은 어떤 형태일까…마이클 주 개인전

입력 2017-11-30 14:58
수정 2017-11-30 15:25
우리가 내쉬는 숨은 어떤 형태일까…마이클 주 개인전

국제갤러리서 12월 31일까지 열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물질에 대한 탐구를 계속해온 한국계 미국인 작가 마이클 주가 9년 만에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다.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국제갤러리가 올해 마지막 전시로 마련한 '싱글 브레스 트랜스퍼'(Single Breath Transfer)다. 이 용어는 폐에 유입된 공기가 혈액에 스며든 농도를 측정하는 실험인 단회호흡법을 의미한다.

2001년 서도호와 함께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여하고, 2006년 광주 비엔날레에서 불상을 이용한 설치 작품으로 대상을 받은 마이클 주는 이번 전시에서 지난 2년간 제작한 신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30일 열린 간담회에서 작가는 "숨이나 에너지처럼 시간과 함께 사라지는 유동적인 것을 시각적으로 나타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시 제목과 명칭이 같은 작품인 '싱글 브레스 트랜스퍼'는 숨의 형태화를 시도한 12점의 유리 조각이다. 작가가 종이봉투나 비닐봉지에 숨을 내쉰 뒤 응고시키고 유리 주물을 결합했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미국 서부에서 발견되는 오래된 암석이나 핵폭발 직후 생기는 버섯 모양 구름인 원자운을 연상시킨다"며 "액체에서 고체로 변하는 유리는 물질의 전이를 완벽하게 반영하는 매체"라고 강조했다.

실크 스크린 연작인 '7 신스'(7 Sins)는 교만, 시기, 분노 등 성서에서 규정한 7개 죄악을 범할 때 소모하는 에너지의 양을 0.001초 단위로 표현한 작품이다.

인간이 특정한 행위를 할 때 일어나는 사소한 화학적 변화를 우스꽝스럽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리미누스'(Liminus)다. 작가가 뉴욕의 공장 일대와 독도에서 캔버스를 바닥에 깔고 합성수지인 레진으로 본을 뜬 작품이다.

작가는 "정체성이 유동적이고 한계선 위에 있는 장소를 포착했다"며 "완성될 때까지 어떤 작품이 나올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시에서는 이외에도 비무장지대에서 채집한 화산암으로 만든 거대한 모빌, 독도에서 찾은 버려진 철근과 마모된 돌로 제작한 설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 02-735-8449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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