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민자 대부' 구티에레스 의원, 2020 대권 도전 의향 밝혀

입력 2017-11-30 11:09
수정 2017-11-30 11:40
美'이민자 대부' 구티에레스 의원, 2020 대권 도전 의향 밝혀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연방하원의원 14선을 목표로 내년 3월 열리는 민주당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친 지 하루만에 전격 불출마를 선언, 의아함을 불러일으켰던 루이스 구티에레스(63·일리노이) 의원이 차기 대권 도전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와 의회 전문지 '더 힐',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이민개혁에 투신해온 구티에레스 의원이 2020년 대선 출마 의지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구티에레즈 의원은 이날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미 전역의 사람들에게 다가가겠다. 국가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이루고 싶다"며 앞으로 약 6개월간 부인과 함께 미 전역을 돌며 이야기를 나누고, 민심에 귀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타임스는 대권 야망을 품은 이들의 전형적인 행보라고 설명했다.

미 의회 내 '이민자 대변인'을 자처해온 구티에레스 의원은 소속 정당 민주당이 지난 선거에서 이민자 사회에 충분히 손을 뻗치지 않았다며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새로운 관심을 불러모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이 선 것은 아니다"라며 초기 구상 단계임을 강조했다.

구티에레스 의원은 전날, "내년 연방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남은 임기를 마친 후 의회에서 퇴청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시카고 시장 또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주지사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어 향후 행보에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정계 은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민자·여성·성소수자의 권리와 환경문제, 인종적 정의를 위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구티에레스 의원은 시카고 시의원(1986~1992)을 거쳐 시카고 서부 히스패닉계 밀집지역을 지역구로 1992년 선거에서 연방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됐고, 지난해까지 70~80%에 달하는 높은 지지율로 재선 성공을 이어왔다.

구티에레즈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반대하며 지난 15일 미 하원 법사위 소속 민주계 의원 3명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취임 초기 이민개혁을 뒷전으로 미루다 결국 공약을 지키지 못한 점, 범죄 기록 없는 불법체류자 추방 인원이 그 어느 행정부보다 많았던 점 등을 들어 비난을 서슴지 않았고, 민주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80만 불법체류 청소년을 지키는데 실패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낸 바 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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