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당일 4개교 초등교사들 학교 비우고 배구대회
본진 발생했는데도 친목대회 강행…교사 45명 출장·조퇴해 참여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등 국가적 비상 상황이었던 포항 지진 당일 청주의 4개 초등학교 교사들이 일과 중에 친목 배구대회를 치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청주의 4개 초등학교는 포항 강진이 발생한 지난 15일 오후 A교 강당에서 배구대회를 열었다. 총 참여자는 5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구대회는 모 교육대학 동문회가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최지 학교를 제외하고 3개교 교사 45명은 2시간가량 여비를 받지 않는 출장을 신청하거나 조퇴해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구대회는 오후 2시 29분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 전국에서 지진동을 느낀 지 30여 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발생과 함께 대부분 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이 매뉴얼에 따라 운동장으로 대피하는 등 비상 상황이었음에도 이들 교사는 대회를 강행한 것이다.
이들 4개교의 학생들은 대부분 하교한 뒤였지만, 돌봄교실·방과후학교를 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학교에 남아 있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여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었고, 아직 학교에 아이들이 있는데도 관리자들이 학교를 비우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키웠다.
이 때문에 위기를 관리해야 할 공직자 및 스승의 본분을 망각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B교 교장은 "한 달 전에 예고된 체육연수였다. 부적절했는지 모르지만, 남아 있는 교직원들이 안전조치를 꼼꼼하게 이행했다"고 해명했다.
C교 교감은 "망설이긴 했지만, 오래전부터 준비된 일정이어서 참여했고, 교장 선생님과 남은 교사들이 방과후 프로그램 아이들을 위한 보호 조치를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이 배구대회와 관련, 경위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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