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추일승 감독 건강 걱정하던 유재학 감독 "내 건강도 문제"

입력 2017-11-29 21:57
동기 추일승 감독 건강 걱정하던 유재학 감독 "내 건강도 문제"

1, 2라운드 맞대결에서 연달아 1점 차 짜릿한 승리



(고양=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나도 별로 몸 상태가 안 좋아요."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54) 감독이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29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원정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94-93으로 이겼다.

1라운드에서도 오리온을 89-88, 1점 차로 꺾은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 오리온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1점을 앞서며 승리를 챙겨갔다.

시즌 개막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유재학 감독은 동기인 오리온 추일승(54) 감독의 건강을 걱정하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유 감독은 추 감독을 향해 "작년까지는 멤버가 좋아서 여유가 있었겠지만 올해는 전력이 약해졌다"며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건강 관리 잘하라"고 '미리' 위로의 말을 건넸다.

2015-2016시즌 우승, 2016-2017시즌 정규리그 2위 등의 성적을 낸 오리온이지만 이승현, 장재석이 입대하고 애런 헤인즈, 김동욱, 정재홍 등이 다른 팀으로 옮기면서 전력 누수가 심각한 만큼 욕심을 버려야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다는 당부였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건강을 걱정하던 덕담은 간데없이 두 번 모두 1점 차 뼈아픈 패배를 안긴 유 감독이 추 감독의 건강을 위협하는 모양새가 됐다.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경기 종료 2분 전까지 4점을 뒤지던 현대모비스가 레이션 테리의 연속 득점으로 종료 1분을 남기고 88-88,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 끝나기 3초 전에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자유투 2개를 얻어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날 2라운드에서도 현대모비스는 연장 종료 30초 전까지 역시 4점을 끌려가 패색이 짙었으나 양동근의 3점슛으로 1점 차를 만들고, 다시 종료 4초 전에 함지훈이 자유투 2개를 다 넣어 승부를 뒤집었다.

특히 추 감독은 이날 패배로 7연패 늪에 빠지며 그야말로 드러눕게 생겼다.

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미디어데이 발언을 상기시키는 질문에 "나도 별로 몸 상태가 안 좋다"고 손사래를 치며 "(건강을 챙기라는)그 얘기 다시 한 번 해야겠다"고 뒤늦게 추 감독의 건강을 다시금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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