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동안 허허벌판…춘천 캠프페이지 개발 밑그림 나왔다

입력 2017-11-30 07:10
12년동안 허허벌판…춘천 캠프페이지 개발 밑그림 나왔다

문화예술·자연생태·놀이체험·추억낭만 공간 재조정

내년초 확정 예정…사업비 900억원·연 관리비 45억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 옛 미군기지 터인 캠프페이지를 개발하는 밑그림이 나왔다.

캠프페이지 개발은 옛 59만여㎡ 터를 복합 시민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2005년 미군부대가 철수하고 폐쇄됐지만, 12년 동안 대부분 터가 허허벌판이다.

춘천시는 지난해 기본계획 초안을 마련했지만, 구체적인 개발 윤곽을 잡지 못하고 의견 수렴을 거치다 최근 수정안을 마련했다.



수정안은 25개 읍·면·동과 14개 시민사회단체, 시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3천300여명 420여건의 의견을 모은 것이다.

춘천시는 최근 자문기구인 행복도시춘천만들기위원회 정기회 보고회를 통해 개발 방향을 공개했다.

먼저 캠프페이지는 문화와 예술공간 33%, 자연생태 공간 29%, 추억과 낭만 공간 22%, 놀이와 체험공간 16%로 나눠 개발하기로 조정했다.

이는 의견 수렴 과정에서 문화·예술(9.7%), 생태·자연(8.6%), 공연장·광장(7.5%), 관광·레저(5.9%) 공간 조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온 결과를 토대로 했다.

애초 캠프페이지는 한류와 낭만, 놀이, 힐링을 주제로 한 4개 공간 구성이었다.

문화예술 공간에는 억새 산책길, 중국 민항기 불시착 광장, 축제공연장, 미디어아트갤러리, 예술인 공방, 캠프페이지 상징조형물 등이다.

중국 민항기 불시착 광장은 지난 1983년 5월 5일 당시 중공 민항기가 캠프페이지에 불시착, 송환문제로 정부 당국자 간 첫 교섭이 이뤄져 한·중 수교 물꼬를 튼 역사적 무대를 기리기 위해서다.



자연과 생태 공간은 낭만 가로수길, 아트타일 광장, 춘천 역사박물관, 생태습지, 숲속전망대, 시민 커뮤니티 센터, 음악분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놀이와 체험공간은 허브 공원, 현재 들어서 있는 꿈자람 어린이공원 이전, 꿈자람물정원, 육아종합지원센터, 숲속 놀이터, 춘천역과 도심을 연결하는 광장 등이다.

추억과 낭만 공간은 계절초 화원, 명상의 숲, 건강센터, 분재원, 시민 참여형 정원 등이 밑그림에 그려졌다.

사업비는 애초 방안보다 대폭 줄어든 900억원, 연 관리비는 45억원으로 춘천시는 예상됐다.

개발 방식은 첫 번째 안으로 주한미군 공여지역 등에 대한 지원특별법 개정을 통해 국비를 확보하는 방안이다.

두 번째 안은 국비사업과 연계한 일부 시설을 민간투자를 통해 유치하는 것이다.

세 번째 안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한 국비 확보다.

춘천시는 내년 초까지 수정안을 재보완해 기본계획안을 최종 확정하고 공원조성과 도시계획시설 등의 행정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근화동 도심에 있는 캠프페이지는 6·25 한국전쟁 시기인 1951년 군수품을 공급하는 비행장 활주로 설치를 시작으로 만들어졌다가 2005년 폐쇄됐다.



현재 터 일부에 어린이 놀이시설과 체육관, 주차장, 영화 촬영장 등 임시 시설물이 조성된 상태다.

앞서 춘천시는 2012년부터 5년간 터를 매입하는 비용으로 1천217억원을 들여 소유권을 받았다.

하지만 지역사회가 개발 방향을 놓고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사이 대부분 터가 12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캠프페이지 바로 앞에 경춘선 시·종착역인 춘천역이 있는 등 '알짜배기' 땅으로 신중론과 신속론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춘천의 미래가 걸린 핵심 현안이기 때문에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의견 재수렴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내년 초까지 기본계획안을 확정해 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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