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년 8월까지 독자 인터넷 구축키로…"브릭스 국가용"

입력 2017-11-29 16:58
러시아, 내년 8월까지 독자 인터넷 구축키로…"브릭스 국가용"

"기존 인터넷은 러시아 안보에 위협" 내세웠으나 서방 해킹시 "보복대비용"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러시아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기존의 인터넷에서 독립적인 독자적 인터넷 개발에 나서 2018년 8월 1일까지 완성키로 했다고 미국과 영국 등 외신들이 29일 러시아 관영 해외방송 채널인 RT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국가안보회의는 지난 10월 회의에서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공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사용할 대안 인터넷을 만들기로 했다.

이는 현재 전 세계 웹페이지의 인터넷 주소를 관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표준인 도메인이름체계(DNS)를 대체하는 인터넷을 만들어 운용하겠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정보 공간에서 서방 국가들의 공세적 공작 역량이 커질 뿐 아니라 그 역량을 실제로 구사할 태세가 점증하고 있어서 러시아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실제론 인터넷 공간에서 국민 감시를 강화하고, 자체 인터넷망을 보유함으로써 보복 공격으로 인한 인터넷망의 붕괴 위험 없이 타국의 웹사이트에 대한 해킹 공격을 더 자유롭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서방 외신들은 풀이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DNS와 인터넷망 관리 전반을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넘겨 각 주권국가의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제기해오고 있다.

그러나 DNS가 ITU에 이관되면 독재정권들이 자국 내에서 정치적 반대세력을 감시·억압하고 정보를 통제하는 데 악용될 가능성이 커진다. 서방 정보기술 업체들이 이들 나라에서 사업을 하는 조건으로 데이터와 서버를 이들 국내에 둬야 할 경우 거대한 시민감시 체제에 편입될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 등의 인터넷 관리권 요구에 맞서 그동안 미국 정부는 지난 2014년 인터넷 주소 관리 권한을 인터넷주소기구(ICANN)에 넘기면서 인터넷의 '무국적성'을 강조하고 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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