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하람 창설자 집을 박물관으로?…나이지리아 '뭇매'

입력 2017-11-29 16:23
보코하람 창설자 집을 박물관으로?…나이지리아 '뭇매'

"관광 활성화 목적…납치 소녀 가뒀던 숲도 관광지로 개발"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나이지리아 당국이 관광 활성화를 위해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 창설자 모하메드 유수프의 집을 박물관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혀 국제 사회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 주(州)의 내무·정보문화 국장 모하메드 벌라마는 "마이두구리에 있는 유수프의 집을 박물관으로 꾸며 반란과 관련한 모든 기록을 보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어났던 일을 모두 문서로 남기고, 기록을 보전해 미래 세대가 이와 관련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알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2014년 보코하람이 여학생 276명을 납치해 가둬뒀던 치복시(市) 삼비사 숲도 복원해 관광용 사냥 금지 구역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완전히 안정을 되찾았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테러집단을 영원히 기릴 위험이 있다며 인권단체 등 국제 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인권 변호사 앤서니 어골라혼은 "보르노 주 정부는 사람들을 살해한 자의 집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보코하람이 파괴한 경찰 대학과 같은 장소를 찾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코하람은 2002년 보르노 주에서 유수프를 중심으로 처음 결성돼 서구식 교육을 배격하는 활동을 벌였다.

그러다 2009년 무렵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와중에 유수프가 처형되면서 급진적으로 변모했고, 이후 나이지리아 샤리아(이슬람 율법) 국가 설립을 목표로 본격적인 무장테러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2014년 치복시 학교를 급습해 여학생을 납치한 사건은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보코하람은 지난 8년 동안 자살 폭탄테러 등으로 2만여명의 목숨을 빼앗았으며, 이들을 거의 소탕했다는 나이지리아 정부의 주장과 달리 최근까지도 극악무도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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