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습도발 효과 노려 새벽 발사했지만 軍 사전에 포착(종합)

입력 2017-11-29 16:44
北, 기습도발 효과 노려 새벽 발사했지만 軍 사전에 포착(종합)

한미 정보감시자산 노출 피하려한듯…미사일 발사 장소·시간도 달라

발사 전부터 포착한 軍, 6분만에 합동 미사일전력 동원 정밀타격훈련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은 29일 새로 개발했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의 발사 시간을 이른 새벽으로 택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3시17분께 평남 평성 일대에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시간대에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이날 낮 발표한 '정부 성명'을 통해 이 미사일을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무기체계"라고 명명했다. 앞서 합참은 이번에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은 ICBM급 사거리를 갖춘 '화성-14형' 계열로 추정해 북한 발표와 차이를 보였다.

최근 들어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패턴을 보면 발사 장소와 시간이 계속 바뀌고 있다.

이번 미사일 발사 장소는 평양 북쪽 30㎞에 있는 평성 일대의 개활지로 분석됐다. 이곳에서 미사일을 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월 4일 화성-14형을 1차 발사한 시각은 오전 9시40분이었다. 평양 서북방 110㎞의 평북 방현을 발사 장소로 선택했다. 2차 발사한 7월 28일에는 밤 11시41분께 자강도 무평리에서 도발을 감행했다.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보면 8월 29일에는 오전 5시57분 평양시 순안에서 발사했다. 이어 9월 15일은 오전 6시57분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했다.

화성-14형의 1·2차 발사 때는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해 발사 장소로 옮긴 다음 지상거치대에 세워 발사했다. 화성-12형은 지난 9월 15일 처음으로 TEL에서 발사했다.



북한이 발사 장소와 시각을 바꿔가며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것은 한미 정보자산에 최대한 노출을 피하면서 기습발사 효과를 노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새벽 시간을 선택한 것은 미국의 요격 가능성을 피하고 심리적 피로감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감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최근 화성-12형과 화성-14형 발사 장소와 시간을 보면 계속 바뀌어왔다"면서 "그만큼 한미 정보자산으로부터의 노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든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이동발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한미 군 당국의 대비태세를 떠보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새벽으로 발사 시간을 선택했지만, 우리 군은 사전에 움직임을 포착하고 2∼3일 전부터 대응 훈련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 미사일 발사 후 6분 만에 현무-2 탄도미사일과 해성-2 함대지 미사일, 스파이스-2000 공대지 미사일로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했다.

이들 미사일은 각 1발이 발사되어 적 도발 원점을 가정한 목표지점에 3발이 동시에 탄착됐다고 군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의 군사동향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북한에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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