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개입하자 美앨라배마 선거 열기 다시 '후끈'
'친트럼프' 단체, 공화당 무어 지원 선언
민주당 존슨 공중전 압도, 방송광고 무어의 10배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입'으로 2주 앞으로 다가온 앨라배마주(州) 상원의원 보궐선거 열기가 다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앨라배마는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이지만, 공화당 로이 무어 후보가 성 추문 사태로 휘청거리면서 판세가 오리무중으로 빠져들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의 풍향계 격인 데다 민주당이 '예상 밖 승리'를 챙긴다면 상원 의석은 공화 51석, 민주 49석으로 간발의 차로 좁혀진다.
멕시코 국경 장벽 등 주요 정책을 놓고 공화당 의원들과 충돌이 잦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향후 국정 수행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심 탓에 지원 유세는 하지 않으면서도 '주무기' 트위터를 통해 간접적으로 무어 지원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실제로 성 스캔들로 열세로 몰렸던 무어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사격 덕분에 다시 진용을 갖춰가는 모습이다.
당장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도운 정치활동위원회(PAC·팩)가 무어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인디애나 퍼스트 팩'은 28일(현지시간) 무어 지원을 선언하고, 공화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투표 독려 활동에 나섰다.
캘럽 크리스토퍼 회장은 "무어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어젠다를 앞세우고 있다"고 지원 이유를 밝혔다.
무어 후보도 11일 만에 유세를 재개하며 "10대 소녀에게 성적 접근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성 추문 의혹은 민주당과 공화당 기득권층의 더러운 정치공학"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의 더그 존스 후보는 '도덕성 때리기'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TV·라디오 광고 등 공중전에 막대한 선거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존스 후보가 방송광고에 투입한 자금은 560만 달러로 무어 후보(60만 달러)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치활동위원회 등 외곽단체의 광고액도 존스 진영은 51만 달러에 달한 반면 무어 진영은 4만 달러에 그쳤다.
연방 검사 출신인 존스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범죄에 유약하다'고 비판하자 "검사 시절에 수백 명을 기소한 사실이 모든 걸 설명해준다. 누구든 와서 보시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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