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산출신 잘나가네'…새 정부 금융수장 키워드는 PK?
은행연합회·한국거래소·BNK·수협 CEO 모두 부산 출신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문재인 정부 들어 부산 출신 인사들이 금융권 수장에 오르면서 PK(부산·경남)가 금융권의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같은 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후광 효과를 입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부산 출신 금융인들의 모임인 '부금회'가 지난 정부의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처럼 금융권을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정부 들어 금융권 수장에 오른 부산 출신 인사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후보자와 김지완 BNK금융지주[138930] 회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등이다.
이 중 지난 27일 은행연합회장 단독 후보자로 추천된 김 후보자는 금융권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깜짝 인사로 꼽힌다.
당초 은행연합회장에는 홍재형 전 부총리와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리 김 후보자로 결정됐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김 후보자가 부산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김 후보자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금융경제위원회에 공동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번 은행연합회장 후보에 오를 때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천거를 받아 이경섭 농협은행장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위원장과 김 내정자는 2013년 6월부터 각각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농협중앙회 부회장으로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의외의 인물로 꼽힌다.
거래소는 지난 8월 말 이사장 공모를 했다가 지원자가 충분하지 않다며 전례 없던 추가 공모를 했으며, 이때 지원한 정 이사장이 뒤늦게 뛰어들어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던 김성진 전 조달청장과 경쟁에서 이겼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정 이사장이 부산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부산 출신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 상고 동문이자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의 경제 고문이었다.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은 출생지는 강원도 평창이지만 부산대 경영학과를 나와 부산 출신 금융인으로 분류된다.
이제 시선은 이르면 이달 말 회장을 뽑을 생명보험협회 회장 선임에 쏠린다.
현재 생보협회장에는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과 진영욱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금감원 출신으로 유관우 전 금감원 부원장보와 박창종 전 생보협회 부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박 전 부회장이 경남 의령 출신으로 문 대통령과 같은 경남고를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는 서금회가 뜨더니 이번 정부에서는 벌써 부금회가 금융권의 핵심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며 "향후 금융권 수장 인사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