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 올해 '순이익 1조원' 눈앞…덩치도 커져
1∼3분기 누적 8천200억원…대규모 파산사태 이후 매년 증가세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올해 저축은행들의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 '1조원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7∼9월) 순이익은 3천29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천697억원)보다 601억원(22.3%) 증가한 규모다.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면서 비이자 부문의 손실 규모는 8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억원 커졌다. 그러나 이자 부문에서 1천661억원 늘어난 9천567억원의 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8천231억원이 됐다.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8천605억원) 규모에 맞먹는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연간 순이익은 1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2011∼2012년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저축은행 사태'로 매각·파산 등 구조조정을 겪고 나서 저축은행들의 이익은 꾸준히 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충당금 적립 기준을 저축은행들이 미리 반영할 수 있어 순이익이 1조원을 넘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에 대한 저축은행의 충당금 적립률은 정상 1%, 요주의 10%, 고정 20%, 회수의문 55%, 추정손실 100%로 강화된다. 기업대출 중 금리가 20%를 넘는 고위험대출에도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저축은행들의 총자산은 9월 말 현재 57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3천억원(10.1%) 증가했다. 자기자본도 6조5천억원으로 8천억원(14.3%) 증가했다.
연체율은 4.8%로 지난해 말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5.6%로 같은 기간 1.5%포인트 낮아졌다.
건설업(7.6%→5.2%), 부동산업·임대업(4.4%→3.2%), 프로젝트파이낸싱(11.7%→8.5%) 등 기업대출의 연체율이 6.1%에서 5.2%로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주택담보대출(3.1%→1.9%)과 가계신용대출(8.2%→6.4%)이 모두 낮아지면서 가계대출 연체율도 5.5%에서 4.5%로 하락했다.
충당금 적립률은 110.4%로 지난해 말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모든 저축은행이 100%를 넘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9월 말 현재 14.39%로 지난해 말보다 0.44%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인하되는 등 규제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 분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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