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성 '교육 상향결혼' 추세…아내 학력이 남편보다 길어져
남편이 아내보다 학력 긴 부부보다 많아져…같은 학력 부부 비중 감소
그래도 가정 내 수입은 남편이 아내보다 많아…남녀 임금차별, 전통적 결혼관 때문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대체로 학력(學歷)이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하고, 학력이 다르면 남편이 아내보다 긴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고 실제로 최근까지 그러했으나, 미국에선 비슷한 학력 간 결혼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아내가 남편보다 학력이 긴 경우가 그 반대 경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가족연구소(IFS)는 이달 초 내놓은 사회변동 보고서에서 "남편이 아내보다 학력이 긴 경우가 훨씬 일반적이었던 오랜 전통이 역전"된 이러한 '남성의 학력 상향결혼'이라는 새로운 추세를 "미국 남성들에게 좋은 뉴스"라고 눙쳤다.
그러나 아내가 남편보다 학력이 길어졌음에도 가계 소득 면에선 대부분의 경우 여전히 남편의 수입이 아내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결혼한 부부 가운데 아내가 남편보다 학력이 긴 경우가 지난 2015년 기준 25.3%로, 남편이 아내보다 학력이 긴 경우(24.5%)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혼 부부 들에선 아내의 학력이 더 긴 경우가 32%, 남편의 학력이 더 긴 경우가 20%로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남편과 아내의 학력이 같지 않은 부부가 많이 늘어나는 데 반비례해 같은 학력끼리 결혼한 경우는 1960년 78%에서 2015년엔 50%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부부가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가진 배우자들 간 결혼이 1960년 74%에서 2015년엔 23%로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학졸업 학력 간 결혼은 1960년 2% 미만에서 9%로 올랐고, 부부 둘 다 대학원 이상인 경우는 6%라고 IFS는 설명했다.
1960년 남편의 학력이 아내보다 긴 경우가 14.6%, 그 반대의 경우가 7.1%이던 것이 역전된 변곡점은 1990년 시작됐다.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의 2011년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1967년 19%로 남성의 33%에 크게 못 미치던 것이 1980년대 후반 남성과 같아진 후 역전해 2009년엔 여성 44%, 남성 38%로 격차를 벌렸다.
그러나 수입 면을 보면, 남편이 아내보다 많은 경우가 1960년의 91%에 비해 줄어들긴 했으나 2015년에도 여전히 73%에 이른다. 같은 기간 아내가 남편보다 수입이 많은 부부는 6%에서 25%로 많아졌다.
결혼한 부부들에서 나타난 학력과 수입 간 불일치는 2015년 신혼부부 사이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남편이 아내보다 학력이 짧은 경우는 20%에 불과했지만, 남편이 수입이 많은 경우가 67%에 달했다.
2015년 남편이 아내보다 학력이 짧은 부부만 보더라도 남편의 수입이 더 많은 경우가 거의 60%에 가까운 "가족 내 소득 격차"가 나타났다.
이는 우선 여성이 남성보다 임금을 적게 받는 사회 구조 때문이다. 직장 내 남녀 성차별과 출산·양육을 이유로 한 이른바 모성 불이익 외에도 여성 스스로 가사를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직장과 가족 간 균형을 우선하는 경력을 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IFS는 설명했다.
가족 내 소득 격차는 또한 전통적인 데이트와 결혼관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 따른 자기 선택의 결과이기도 하다. 배우자를 고를 때 남성은 가정생활을 더 중시하고 여성은 안정된 직장과 재정 안정을 중시하는 경향이 그대로 남아 있다. 따라서 여성은 교육 면에선 "하향 결혼"하더라도 소득 면에선 자신보다 돈을 더 버는 남성과 "상향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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