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라쿠텐, 의료빅데이터 활용 암치료사업 진출
광면역치료법 보유한 美 벤처 지분 20% 사들여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樂天)이 고객의 생활습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암치료사업에 진출한다. 미국 의료벤처 아스피라이언 세라퓨틱스 지분 20% 인수를 통해서다.
아스피라이언은 새로운 암치료법인 '광면역치료법'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광면역치료법은 6년 전 미국국립보건연구원에서 개발된 기술이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암치료법으로, 근적외선에 반응하는 화학물질과 특정 암세포가 달라붙는 성질을 이용해 암치료를 한다. 미국에서는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단백질 항체를 결합한 약을 환자에게 주사한 뒤 근적외선을 쪼여 항체가 암세포를 파괴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항체는 암세포만 공격하고 정상세포는 공격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근적외선은 신체에 무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정상적인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치료에 수반하는 부작용도 나타날 우려가 적어 의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수년 뒤 인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회장 겸 사장이 아스피라이언 출자 의사와 함께 일본에서 조기상용화 수속을 밟겠다고 밝혔다.
라쿠텐은 전자상거래 회원의 건강빅데이터와 조합한 의료서비스를 검토, 새로운 수익원으로 하려고 한다. 이 분야의 수익을 늘려 격화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계 구조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암치료사업은 빅데이터 활용의 상징이다. 그룹 70여개 사업에 더해 유전사검사서비스나 수면기록앱 등 데이터를 조합하면 생활습관이나 건강상태를 토대로 최적 치료법을 개척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라쿠텐의 주력인 인터넷통신판매 '라쿠텐시장'의 유통액은 2조엔(약 20조원)에 달하지만, 미국 아마존닷컴이나 야후 등과 경쟁이 국경을 뛰어넘어 격화되면서 위기의식을 갖는다.
모바일을 활용한 강력한 쇼핑용 앱들도 대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라쿠텐은 인터넷통판 구매이력 등 그룹 내에 잠들어 있는 빅데이터 활용을 서둘러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다.
미키타니 회장은 "전자상거래는 수익을 비약적으로 늘리는 것보다 이용자나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역할"이라고 말해 금융사업 등 다른 자사 서비스에 끌어들이는 창구 역할로도 활용할 의향을 비쳤다.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사례는 올 가을 광고대행사 덴쓰(電通)와 공동출자회사를 설립해 시작한 인터넷광고사업이다. 일본 안팎 정보기술(IT)업체들도 가세한 빅데이터 활용 사업 경쟁은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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