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통합론 갈등 격화…내부서는 "화합해야" 자성론 대두(종합)

입력 2017-11-28 17:02
수정 2017-11-28 17:09
국민의당 통합론 갈등 격화…내부서는 "화합해야" 자성론 대두(종합)

安측 "외연확장 절실…기득권 전유물인 지역주의 깨야"

非安 "바른정당과 통합은 반개혁이자 굴욕…安, 하수 중의 하수" 비난

김동철 "자해적 논쟁 중단하자…예산·입법으로 존재감 드러내야"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둘러싼 국민의당의 내부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내부에서 당이 분열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며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으나 찬반 양측의 격한 대립 속에 묻혀 큰 힘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안철수 대표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창당위원회와 국민정책연구원 주최 '다당제 정착을 위한 과제와 국민의당의 진로' 토론회에 참석해 통합 의지를 재차 다졌다.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부터 시작하는 입장"이라면서 "그 부분부터 잘 조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당내 논란을 감안해 정책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도의 원론적 언급만 했으나 토론회에서는 통합 필요성을 제기하는 주장이 잇따랐다.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발제문에서 "중도 외연 확장을 통한 지속가능한 세력화가 절실하다"며 "바른정당과 통합이 보수 세력과의 통합이라는 당내 반발이 있지만, 진보는 물론 보수와도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연정 배재대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양당 통합이 단순히 안철수와 유승민의 결합이 아니고, 새로운 중도 노선의 확립이며 유권자에게는 중도의 가치를 명확한 선택지로 제공하는 새로운 다당제의 탄생이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통합의 가치와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가 새 정치를 한다는데, 호남에서 기득권을 독점해온 구(舊) 정치인들을 보고 유권자들이 부조화를 느꼈다"면서 "대선도 이에 대한 처벌투표였다"고 지적했다.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 중진들을 '과거 세력'으로 몰아붙이며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이다.

친안(친안철수)계 인사들도 통합 필요성을 공개 역설했다.

국민정책연구원장인 이태규 의원은 토론회에서 "지방선거에서 양당의 독점을 깨고 다당제를 유지·강화하기 위한 강력한 제3지대 정당이 필요하다"면서 "기득권 정치세력의 전유물인 지역주의와 이념·진영논리를 깨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언주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향적으로, 통 크게 봐야 한다"며 "개혁세력이 야권을 주도하려면 사회·경제정책 등 노선에서 유사한 두 당이 결합하는 게 옳다고 보는 젊은 의원들이 굉장히 많다"고 주장했다.

반면 비(非)안철수 진영에서는 통합 추진이 보수세력으로 기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천정배 전 대표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또다시 국민의당에 햇볕정책을 버리라고 요구하며, 국민의당을 호남 지역주의 정당으로 매도했다"면서 "이런 당과의 통합은 반개혁통합이자 굴욕 통합"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유 대표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이 안보든 지역주의 극복이든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통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유성엽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지지율이 전혀 올라가지 않으니 뭔가 변화를 구하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이것은 참 하수 중의 하수"라고 꼬집었다.

조배숙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최근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3당 통합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바른정당의 양다리 전술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 측을 향해 "이래도 트로이 목마를 끌어들이자고 고집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런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에 반발하면서도 내홍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남계 초선의원 7명은 전날 만찬회동에서 안 대표 측이 통합 논의를 중단해야 하며, 반대파도 감정적 공방을 자제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양측을 향해 "더 이상의 자해적 논쟁을 중단하자"고 요청하고 나섰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전날 안 대표와 당 의원들이 참여하는 메신저 방에 글을 올려 "지금은 통합을 말할 때가 아니라, 예산과 입법 등을 통해 당의 존재감과 역할을 드러내야 할 중차대한 시기"라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주승용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금은 통합할 때는 아니다"면서 "서로의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 위해 쟁점법안과 예산안에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대표도 "소모적인 통합·연합·연대 논쟁을 중단해야 한다"며 예산과 개혁입법, 적폐청산, 개헌 등을 우선적 과제로 제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호남 중진들이 추진하는 통합 반대파 모임인 '평화개혁연대' 구성 움직임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호남중진 정례 조찬모임에서도 평화개혁연대 관련 논의보다는 갈등 국면을 잘 봉합하자는 이야기가 주로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평화개혁연대 출범 계획이 구체적으로 세워지진 않았다"면서 "당내 상황을 지켜보면서 서명 확보 등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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