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단 일인자 공백 석달째…11개 장관급 자리도 비어
"시 주석, 고강도 개혁 결과 공청단 힘 잃어"…자오러지, 국가감찰소조 맡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권력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두 달 넘게 수장이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27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친이즈(秦宜智) 공청단 제1서기가 지난 9월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 부국장으로 좌천된 이후 제1서기 임명이 두 달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산당 청년조직인 공청단은 공산당 엘리트의 산실로 불리며, 2015년 말 기준 공청단원 수는 8천746만명으로 중국 전체 공산당원 8천900만명과 맞먹는다.
공청단의 수장인 제1서기는 사실상 차세대 지도자의 등용문으로 여겨져 성장, 부장(장관) 이상 직위로 영전하는 것이 관례였다.
후진타오 전 주석을 비롯해 리커창 총리,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 쑹더푸(宋德福) 전 푸젠(福建)성 서기, 저우창(周强) 최고인민법원 원장, 루하오(陸昊) 헤이룽장(黑龍江)성 성장 등이 공청단 제1서기를 지냈다.
하지만 친이즈 전 서기가 사실상 차관급이라고 할 수 있는 질검총국 부국장으로 좌천한 것은 공청단 세력의 쇠퇴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은 공청단이 '귀족주의'에 빠졌다며 강도 높은 개혁을 단행해 공청단 중앙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예산도 삭감했다.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부장 등 공청단 출신 고위 관료들도 부패 혐의로 줄줄이 낙마했다.
시진핑 지도부 2기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그동안 당·정·군에서 잇달아 인사가 단행됐지만, 공청단을 비롯한 중앙부처와 성·시·자치구에서 11개 부장(장관)급 요직이 여전히 공백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보험업을 감독하는 보험관리감독위원회(보감회) 주석직은 전임자인 샹쥔보(項俊波)가 지난 4월 비리 혐의로 낙마한 후 8개월 가까이 공백 상태다.
이밖에 톈진(天津)시 시장이 공석인 것을 비롯해 푸젠성, 허베이(河北)성, 랴오닝(遼寧)성, 저장(浙江)성·구이저우(貴州)성, 산시(陝西)성 등 지방정부에서도 상당수 부서기직이 임명되지 않았다.
한편 명보는 시진핑 집권 2기의 반부패 사령탑이 된 자오러지(趙樂際)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중앙심화국가감찰체제 개혁시험공작영도소조' 조장도 맡게 됐다고 전했다.
이 소조는 공산당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행정부인 국무원의 감찰 조직 등을 통합해 내년에 출범하는 거대 사정 조직인 '국가감찰위원회'의 신설 등을 맡게 될 전망이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