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비용 더 들라…산지 고추·생강 가격 2∼3배 올라
최대 생산지 안동서 작년 대비 고추 수매가 2배, 생강은 3배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본격 김장철을 맞아 고추와 생강 등 주요 양념 생산지 가격이 크게 올랐다.
김치 양념에 꼭 들어가는 고추와 생강 가격 급등은 김장 비용에 그대로 영향을 준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규모 고추와 생강 생산지인 안동지역 수매가는 전국 고추·생강가격 기준가가 되기도 해 다른 지역 김장 비용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8일 서안동농협에 따르면 이달 초 수매한 햇건고추(화건) 600g 가격은 특품이 1만4천300원, 상품은 1만2천750원, 보통은 1만600원 선이었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 같은 농협 수매가는 특품 5천600원, 상품 4천810원, 보통 4천440원이었다.
지난해 가격과 비교하면 모든 등급 상품이 2배 이상 뛴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안동시와 농민들은 올해 고추가격 급등 원인으로 수확량 감소를 꼽았다.
올봄 고추를 밭에 옮겨 심을 때 극심한 가뭄이 이어졌고 한여름에는 폭염이 계속됐다. 수확을 앞두고도 안동시 대부분 지역에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가 번졌다.
가뭄·폭염에 이어 번진 바이러스로 상당수 농민은 평년 수확량 절반도 건지지 못했고 피해가 극심한 일부 농민들은 수확을 포기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강값도 크게 뛰었다.
안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이달 16∼22일 거래된 생강 20㎏ 평균 가격은 5만5천330원이었다. 지난해 이 시장 생강 평균 가격 1만8천720원과 비교하면 3배 가깝게 급등했다.
이 기간 출하된 생강량은 35t으로 지난해 출하량 118t의 30% 선에 불과했다.
올해 생강가격 폭등은 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다. 종강(씨생강)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안동시내 6개 농협이 파종을 앞두고 올해 3월말까지 신청을 받은 종강 수요는 10㎏짜리 기준으로 4만6천383상자였다. 지난해 종강 신청량 9만3천284상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2015년 종강 신청량은 8만700상자였다.
지난해 생강 생산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폭락하면서 올해 생산을 포기한 농가가 많았다.
2010년 4천400t 수준이던 생강 생산량은 지난해 8천300t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2014∼2015년 8만5천원까지 올랐던 20㎏들이 1포대(중·상품) 수매가는 지난해 3만5천원(안동농협 기준)까지 폭락했다. 안동농협보다 규모가 작은 농협과 거래한 농민은 훨씬 더 낮은 가격에 출하했다.
종강 수요가 줄어든 만큼 생강 재배 면적이 줄어든 데다 재배 기간 계속된 가뭄과 폭염도 수확량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농민들은 본다.
주부 김모(43·여·안동시 옥동)씨는 "올해 배춧값이 많이 내렸다고 해 김장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고추와 마늘가격이 너무 올라 김장 비용은 예년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며 "배춧값 변동이 오기 전에 김장을 서두를 계획이다"고 말했다.
기상정보 제공업체인 케이웨더에 따르면 올해 지역별 김장 적정 시기는 서울(11월27일), 인천(11월30일), 대구(12월3일), 광주(12월10일), 부산(12월 31일) 등이다. 강원도 춘천(11월 14일) 등 일부 지역만 김장 적정 시기가 지났고 대부분 김장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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