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KBO의 얼굴"…넥센, 올초 시범경기때부터 복귀 염두
박병호, 잔여 연봉 70억원 포기하면서 넥센 복귀
넥센 구단, '사인 앤 트레이드' 가능성 일축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7일 KBO리그 복귀를 확정한 박병호(31)를 두고 넥센 히어로즈 구단은 올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부터 주시했다.
2016년을 마이너리그에서 마친 박병호는 절치부심한 끝에 2017시즌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타율 0.353에 팀 내 최다인 6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그러나 박병호는 미네소타 구단의 납득하기 힘든 결정으로 마이너리그에서 개막일을 맞았다.
시즌 초 햄스트링 부상이 겹치며 상승세가 꺾였고, 그렇게 2017시즌은 한 번도 메이저리그 타석에 서지 못한 채 마쳤다.
박병호의 악전고투를 지켜보던 '친정' 넥센 구단의 마음도 복잡했다.
넥센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박병호의 성공을 기원하며 2015시즌 종료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승낙했지만, '더는 쓸 생각이 없다'는 미네소타 구단의 속내를 확인하자 수면 아래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이장석) 대표가 3월 시범경기에서 추운 날씨에도 출전을 강행하는 박병호를 보고 한마디를 했다. 결국, 박병호는 주루 도중 햄스트링을 다쳤고, 대표는 '힘들면 돌아와도 되니 올해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를 선수에게 전달했다. 대표는 KBO의 얼굴과도 같은 박병호가 그런 대접을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박병호는 미국 잔류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올 시즌 종료 후 귀국하는 대신 미국에서 훈련을 이어간 것도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미네소타 구단의 미래 전력 구상에서 박병호는 아예 빠져 있었다. 박병호 영입을 주도한 테리 라이언 전 단장은 2016시즌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신임 태드 래빈 단장은 '박병호 없이' 미네소타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마이너리그 시즌이 끝난 뒤 넥센 구단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이 대표와 국제전략팀의 소수 직원만 박병호 복귀 작업에 나섰고, 최근에야 합의를 마쳤다.
고형욱 단장과 장정석 감독조차 박병호의 복귀 확정을 구단 발표 당일인 27일에야 알았을 정도로 '극비 작업'이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최대 650만 달러에 이르는 박병호의 잔여 연봉이었다.
미네소타와 2019년까지 계약한 박병호는 연봉 보장액만 650만 달러(약 70억원)다. 그러나 박병호는 미네소타 구단에 잔여 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덕분에 박병호의 넥센 복귀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애초에 박병호는 40인 로스터에서 빠진 선수라 이적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박병호의 한국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자 야구계 일각에서는 '사인 앤 트레이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한 박병호는 KBO리그 복귀 시 반드시 넥센과 계약해야 하며, 4년을 더 뛰어야 FA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넥센 관계자는 "그럴 상황도, 가능성도 전혀 없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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