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내홍…"주사위 던져졌다" vs "통합 구걸, 눈뜨고 못봐"(종합2보)

입력 2017-11-27 19:46
수정 2017-11-27 20:03
국민의당 내홍…"주사위 던져졌다" vs "통합 구걸, 눈뜨고 못봐"(종합2보)

친안, 정우택 3당 통합 언급에 "꿈꾸지 말라"…'이유식' 들고 호남에 반박

비안 "통합논의 당장 중단해야"…평화개혁연대 세 불리기 나서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은 27일에도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논의를 놓고 찬반으로 나뉘어 거센 공방을 주고받았다.

안철수 대표 측은 통합 필요성을 거듭 호소하는 한편, 자유한국당까지 아우르는 '3당 합당' 가능성에 대한 당내 우려를 차단하는 데에 주력했다.

반면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한 반대파는 통합논의를 중단할 것을 공식 촉구하는 동시에 '평화개혁연대' 구성 움직임에 속도를 높이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 때문에 양측의 갈등 양상이 결국 분당 사태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친안'(친안철수)계인 박주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한쪽 날개가 너무 무겁다"면서 "나머지 날개를 키워야 균형 있고 높이 비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당내 의석 과반을 차지한 호남 지역구 의원들로 인해 통합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우회 지적한 것이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장에 이유식을 들고 나타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앞서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의 통합론을 겨냥해 "구상유취(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한 얘기", "젖 좀 떨어지게 이유식을 하나 사와야 한다"고 비난했었다.

박 최고위원은 "젖 냄새 나는 이유식을 보며 대한민국 정치의 민낯을 봤다"며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안심 이유식이 개발되도록 지도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걸음을 뗀 바른정당과의 통합논의를 잘 진전시키자는 취지의 언급이다.

또 김태일 제2창당위원장도 최고운영회의 회의에서 "선거 승리 최대화를 위해 연합정치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안 대표는 이제 좀 더 분명하게, 통합이면 단계와 일정을 제시하고 공론을 진전시켜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갈등은 권력 투쟁적 요소도 있고, 감정의 문제가 들어간 것 같기도 하다"면서 "토론이 낙인찍기 식으로 진행되는 부분은 우려할만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언급은 당내 반발에 굴하거나 좌고우면하지 말고, 통합 드라이브를 더욱 강력히 거는 리더십을 보여달라는 주문이다.

안 대표 측근인 문병호 제2창당위 수석부위원장도 "순서에 혼란이 있고 준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바른정당과의 통합과 정체성 토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며 힘을 보탰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 측은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3당 통합 가능성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막기 위해 그렇게 뭉칠 수도 있다"고 말한 데 대해 발끈하고 나섰다.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김철근 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정 원내대표를 향해 "꿈도 꾸지 말라"면서 "안 대표는 한국당과 통합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말하고 있고, 국정농단의 책임이 있는 세력인 한국당과 연대나 통합을 도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또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한국당에 대화 창구를 마련해뒀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안철수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기 보면 항상 진전이 안 된다"면서 "안 될 시도는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안'(비안철수) 진영에서는 통합 논의에 한국당이 오르내리는 것 자체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강력히 반발했다.

유성엽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써서 "살다 살다 별꼴을 다 본다"면서 "바른정당에 한국당과 통합하지 말아 달라고 통사정하는 꼴이라니"라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이렇게 망가져 가면서 통합을 구걸하는 꼴이라니 눈 뜨고 볼 수가 없다"고 일갈했다.

호남계 의원들은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협의체 구성을 놓고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박주현 최고위원은 "지도부는 합당 논의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무리한 합당 추진 과정에서 땅에 떨어진 리더십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한 "바른정당과 협의체를 만드는 것은 합당 수순"이고 주장하면서 "평화개혁연대를 만들어 진보 개혁적 정책연대를 활발하게 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평화개혁연대 대표격을 맡을 인물로는 3선의 장병완 의원이 거론되는 등 모임 결성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정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일쯤 통합 추진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논의 중단을 공식 촉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초선 의원들도 이날 만찬 회동을 갖고 통합론에 대한 대응 및 평화개혁연대 참여 여부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용주 의원은 "다들 (통합론에 반대하는) 비슷한 생각"이라면서 "당내 이해관계가 없는 초선들이 별도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당기윤리심판원은 전체회의를 열어 통합논의를 밀어붙였다는 이유로 상정된 안 대표 징계안을 각하하고, 안 대표를 공개 비난한 이상돈 의원에 대한 징계안도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당내서는 갈등 양상이 분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호소도 터져 나왔다.

주승용 전 원내대표는 cpbc 라디오에서 "당원 선택으로 선출된 안 대표의 리더십을 지켜주는 것이 도리"라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확산시키는 것은 대표 잘못이지만, 의원들도 막말성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