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위기감 커진다…CJ헬로, 사업자협회와 마찰-탈퇴(종합2보)
CJ헬로 "사업자 간 이해관계 달라…사업 접는 것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알뜰폰시장 1위 사업자인 CJ헬로[037560]가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를 탈퇴하기로 했다.
최근 홈플러스가 알뜰폰 사업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CJ헬로가 독자 노선을 걷기로 한 것은 알뜰폰업계의 위기를 방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통신비 인하 정책이 알뜰폰업계로 불똥을 튀면서 가입자 감소에 따른 경영난이 심화하는데도 추가적인 육성책이 나오지 않아 알뜰폰 제도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가입자 86만명을 보유한 CJ헬로는 최근 협회에 공문을 보내 탈퇴 의사를 밝혔다.
알뜰폰협회에는 40여개 알뜰폰 브랜드 중 20여개 사업자들이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CJ헬로 외 이통사 자회사인 SK텔링크, KT엠모바일, 미디어로그(LG유플러스)와 중소 사업자들이 속해있다.
CJ헬로는 협회 탈퇴 이유를 업계 공동 현안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면서 이통사 자회사들을 포함해 협회 회원사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J헬로 관계자는 "알뜰폰사업자의 법적 지위 강화 등 정책적 활동을 비롯해 알뜰폰사업자, 선불폰과 3G 중심의 사업자, 통신사 자회사 알뜰폰 등의 사업자 간 입장 차이에서 오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마무리된 망 도매대가 협의에서 이통사 자회사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탈퇴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도매대가는 알뜰폰이 이통사에 망을 빌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으로 정부와 망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017670]이 매년 협상을 거쳐 결정한다. 알뜰폰 LTE 데이터 요금제의 도매대가는 협회가 요구했던 인하율(10%포인트)보다 낮은 7.2%포인트가 인하됐는데 이 과정에서 협회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나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도매대가 인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9월 들어 25% 요금할인 제도가 시행되면서 알뜰폰 업계는 가입자 이탈 현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유입된 고객이 이탈 고객보다 2만명 이상 많았지만 2분기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7월에는 처음으로 이탈 고객이 유입 고객을 추월했다. 9월에는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옮겨간 고객이 유입 고객보다 366명 많았고, 10월에는 1천648명으로 격차가 더욱 커졌다.
알뜰폰이 2011년 출범 후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보편요금제마저 도입되면 대다수 중소업체는 직격탄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관계자는 "CJ헬로의 탈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알뜰폰 업계를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J헬로 관계자는 "협회 탈퇴 결정이 알뜰폰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LTE 중심의 알뜰폰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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