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현장서 메스로만 수술…호주 의사, 형제 목숨 구해

입력 2017-11-26 09:53
교통사고 현장서 메스로만 수술…호주 의사, 형제 목숨 구해

비번 중 우연히 사고 접하고 달려와…신속한 판단에 '영웅' 칭찬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도로를 지나던 호주의 한 비번 의사가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수술용 칼 하나만 갖고 수술을 시도, 쌍둥이 형제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호주 서부 퍼스의 의사 크리스 암스트롱(33)은 교통사고 현장의 도로 한 쪽에서 신속하고 과감하게 수술을 하기로 결정, 목숨을 구해내면서 '영웅'이라는 칭찬을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26일 보도했다.





이번 일은 약 2주 전 퍼스의 주요 도로인 미첼 프리웨이에서 발생했다.

건축 기술자들인 쌍둥이 형제 크리스 캠벨(55)과 이안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도로 옆 나무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으며 거의 1시간 동안 차 안에 갇혀 있었다.

당시 긴급전화에 신고된 내용에 따르면 "머리에 상처들이 있고 코와 입에서 출혈이 있으며, 두 사람이 갇혀 있다"라고 할 정도로 형제의 상태는 매우 위급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로는 골절과 자상도 있었다.

하지만 형제는 운이 좋았다. 마침 퍼스 한 병원의 응급의학부 수련의로 비번이었던 암스트롱이 주변을 지나다 사고로 인한 연기를 보고 현장으로 달려왔기 때문이다.

암스트롱은 형제 모두 폐를 크게 다쳐 위급하다고 판단, 수술용 칼과 손가락을 이용해 평소 병원에서 하던 것처럼 수술에 들어갔다.

암스트롱은 "가슴의 한쪽을 열어 폐가 다시 부풀어 올라 호흡을 할 수 있게 하고 공기와 피가 밖으로 나오도록 조처했다"라고 설명했다.

형제 중 이안은 상태가 더 좋지 않아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형제의 가족은 생명의 은인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으며 특히 크리스는 " 그를 서호주 지역의 '올해의 인물'로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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