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부대, 남수단 파병지에 첫 가로등 설치…'우정의 거리' 조성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지난 24일(현지시간) 저녁, 아프리카 남수단 보르시 중심가.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자 도로변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더니 밤길이 환해졌다. 이 도로에 가로등이 켜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로등을 설치한 것은 내전의 고통을 겪는 남수단의 안정과 재건을 위해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임무를 수행 중인 우리 군의 한빛부대다.
합동참모본부는 26일 남수단 파병부대인 한빛부대가 보르시 중심가 주도로에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가로등이 설치된 구간은 1㎞로, 30m 간격으로 30개가 들어섰다. 친환경·고효율의 LED(발광다이오드) 가로등으로, 유지·보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남수단은 2011년 독립 이후 극심한 에너지난으로 공공 장소에서도 가로등이 전무한 상태였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밤이 되면 범죄가 빈번히 발생해 외출하려면 큰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보르시 주민들이 밤길을 처음으로 환하게 해준 한빛부대에 감사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한빛부대 주둔지인 남수단 종글레이주의 필립 아구에르 판양 주지사는 "주민들의 활동 시간이 늘어나 시장경제가 활발해지고 심야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범죄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종글레이주는 한빛부대가 가로등을 설치한 도로를 '남수단-대한민국 우정의 거리'로 부르기로 했다. 남수단 재건에 기여한 한빛부대를 잊지 않기 위한 조치다.
가로등 아래에는 태극기와 남수단 국기가 나란히 걸렸고 거리 입구에는 남수단-대한민국 우정의 거리 표지판이 설치됐다.
한빛부대는 2013년 3월부터 5년째 남수단에서 PKO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공항 확장, 도로·배수로 보수, 쓰레기 처리장 건설 등을 재건 사업을 하고 한빛농장과 한빛직업학교 등 현지 주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안덕상 한빛부대장(육군 대령)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유엔이 부여한 재건작전 임무뿐 아니라 남수단 주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다양한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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