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현대전 양상 바꿀까…각국 정부·방산업체 대응 '잰걸음'
(서울=연합뉴스) 김권용 기자 = 최근 드론이 현대 전장의 새로운 위협 요소로 떠오르면서 미국 등 각국 정부와 주요 방산업체들의 대응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상품 배송 등 상업용으로 쓰이던 드론이 치명적인 무기와 정보수집 수단으로 등장,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면서 정부와 민간업체들이 긴박한 대응에 나서는 형국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현지시간) 군용 드론의 등장에 주목하면서 장래 드론이 '로봇 군대'에 배치돼 '가미카제'처럼 적군 방어선에 쇄도하는 날이 도래할 것이라는 게 군사 전략가들의 분석이라고 소개했다.
미 국방부 합동급조위협제어국(JIDO) 국장 마이클 실즈 중장은 "드론의 활용 범위는 적군의 창의력에 달려 있다"며 드론 운용이 사실상 무한대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JIDO는 '드론과의 전투'에 초점을 맞춘 대응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군의 골칫거리였던 급조폭발물(IED)에 대응하던 전담 조직 JIDO가 이제는 드론과의 전투에 매달리는 셈이다.
JIDO가 이처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은 세계 곳곳의 전장에서 입증된 드론의 위력과 활용 빈도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중동의 과격단체 헤즈볼라가 상업용 드론을 이용해 시리아 반군 진지에 두 발의 소형 폭탄을 투하했다. 이어 수주 뒤에는 수니파 과격단체 IS(이슬람 국가)와 싸우던 쿠르드족 민병대 전사 2명이 드론의 공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 국방부와 방산업계의 대응 움직임은 드론을 폭파하기 위한 레이저와 극초단파 무기 개발에 맞춰지고 있다. 국방부 JIDO 본부는 이를 위해 각국의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학계와 스타트업 기업, 벤처 자본가들과 손잡고 최신 기술 동향 파악에 전력하고 있다.
그 결과 일부 미군은 실탄 대신에 무선 주파수 펄스를 이용해 드론을 무력화하는 전용 소총을 소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프랑스 등 다른 나라는 적의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독수리 등 맹금류를 훈련시키는 고육책도 내놓고 있다.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의 한 고위 간부는 "드론 대응책 개발에 절박감 같은 게 느껴지는 상황"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노르웨이 업체 남모(Nammo)는 목표 드론에 접근하면 폭발하는 새로운 '공중폭발탄'을 선보였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은 군용 소형차량 위에 고출력 레이저무기를 장착해 드론을 공격하는 새로운 대응책도 개발하고 있다.
레이시온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비행 중인 드론을 공격하기 위해 소형 차량에 고출력 레이저 장비를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시온은 또 고출력 극초단파를 이용해 드론 내부의 항공전자기기를 무력화할 수 있는 신무기 '페이저(Phaser)'를 개발했다.
이밖에 록히드마틴은 고정익 드론의 꼬리를 태워 무력화하는 레이저 무기 '아테나(Athena)'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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