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수에게 시간을 주는 황승빈 "부담스럽지만, 재밌어요"

입력 2017-11-25 08:46
한선수에게 시간을 주는 황승빈 "부담스럽지만, 재밌어요"

대한항공 두 번째 세터로 맹활약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황승빈(25·대한항공)은 자신이 팀 공격을 조율하며 승리한 날에도 "당연히 한선수(32) 선배가 주전 세터"라고 했다.

하지만 황승빈의 활약 덕에 한선수는 마음의 부담을 덜고 재도약할 시간을 벌었다.

대한항공은 24일 서울시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방문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8-26 26-24 25-20)으로 승리했다.

박기원 대한항공은 감독은 1세트에서 0-5로 끌려가자, 주전 세터 한선수를 빼고 황승빈을 투입했다.

대한항공은 1세트를 28-26, 극적으로 따냈고 황승빈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코트를 지켰다. 한선수는 웜업존에서 후배 황승빈을 응원했다.

경기 뒤 황승빈은 "0-5로 몰린 상황에서 코트를 밟았지만 '우리가 지고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공격수들에게 공만 잘 올려주면 반격이 가능하다고 봤다"며 "매 경기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오늘처럼 이기면 경기하는 게 재밌다"고 웃었다.

2014-2015시즌 프로 무대에 등장한 황승빈은 백업 세터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의 앞에는 현역 최고 세터로 꼽히는 한선수가 있었다.

황승빈은 "나는 한선수 선배와 비교하면 한참 부족하다. 당연히 잘하는 사람이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백업 세터' 신분인 자신의 현 상황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한선수 선배는 블로킹을 따돌리는 세트를 한다. 나는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다"면서도 "나는 공격수를 믿고, 최대한 편안하게 때릴 수 있게 띄운다"고 자신의 장점도 강조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은 한선수와 외국인 밋차 가스파리니의 호흡 문제로 올 시즌을 부진하게 출발했다.

박기원 감독은 최근 황승빈을 자주 투입하며 가스파리니의 공격력을 극대화한다.

24일 우리카드전에서도 가스파리니는 양 팀 합해 최다인 27점을 올렸다.

황승빈은 "블로킹이 앞에 있어도 가스파리니가 뚫어줄 것이라 믿었다. 가스파리니가 잘 때려줬다.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박기원 감독은 "한선수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한선수가 살아나야 대한항공의 장점이 살아난다"고 했다.

4위에 머무는 대한항공은 한선수가 가스파리니와 손발을 맞출 때까지 버텨야 한다. 그래야 박 감독이 노리는 반격이 가능하다.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끄는 황승빈 덕에 한선수와 대한항공이 시간을 벌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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